메디컬 인사이드_ 인체이식 의료기기 정보 태부족

본인·가족 수술 경험자 113명 응답
81% "어떤 의료기기 썼는지 몰라"
응답자 대부분이 제품 정보 원해
"효과·안전성·제조사 등 알려줘야"

인공관절(퇴행성 관절염), 심장스텐트(심근경색), 인공수정체(백내장) 등 몸에 이식하는 의료기기의 사용이 늘고 있지만, 정작 해당 의료기기의 제조사 등에 대한 정보가 없어 환자 알권리에 대한 보장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인공관절, 심장스텐트, 인공수정체는 평생 인체 내 삽입해야 되는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인체이식 의료기기'로 정의하고 있다. 인체이식 의료기기는 잘못 사용하면 고도로 위험한 의료기기라 4등급(등급 낮을수록 위험성 적음)으로 분류되고 있지만, 정작 환자는 몸 속에 있는 의료기기의 제조 회사, 제조국, 기능, 안전성, 유용성 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모른다.

글로벌 의료기기 회사에 다니는 임원 A씨는 "어머니가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데, 양반다리가 가능한 인공관절을 사용하는 병원을 수소문 끝에 찾아가서 수술을 받았다"며 "인공관절 수술은 보험 적용이 돼 수술 비용은 거의 같은데 제품은 각양각색이므로 환자의 선택권이나 알권리가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치과 임플란트는 외국산과 국산의 가격이 차이가 나고, 환자들은 제품 브랜드나 신뢰도, 가성비 등을 고려해 선택을 한다. 보톡스·필러도 마찬가지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인공관절, 심장스텐트, 인공수정체는 생명 유지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주는 수술에 쓰기 때문에 환자의 알권리가 중요하다"며 "이들 수술은 보험적용이 되는 수술이라 결국 환자가 내는 비용은 같기 때문에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치료 효과가 비슷하다면 환자 선택권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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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관절, 심장스텐트, 인공수정체 같은 생명 유지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인체이식 의료기기의 삽입 수술이 늘면서, 환자가 의료기기의 제조사, 안전성, 기능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체이식 의료기기 사용, 최근 5년간 300만건

인공관절, 심장스텐트, 인공수정체 등은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사용이 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45만건, 엉덩이 인공관절 수술은 13만건에 달한다. 심장스텐트 시술은 같은 기간 30만건, 백내장 치료를 위한 인공수정체 삽입술은 200만건 이상이 이뤄졌다. 최근 5년만 봐도 인체이식 의료기기 시술 건수가 300만건에 이른다.

수술이 늘면서 의료기기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심장스텐트의 경우 전세계적으로 판매량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 중국산 제품이다. 그밖에 심장스텐트는 미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생산된 10여 종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인공관절은 미국, 독일, 인공수정체는 미국, 독일, 중국, 한국, 파키스탄 등에서 만든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수술 환자, 의료기기 정보 원하지만 거의 몰라

인체이식 의료기기 종류가 늘고 사용도 급증하고 있지만, 정작 환자가 아는 정보는 전무한 상태이다. 여론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이 최근 전국 만 40세 이상 성인남녀 6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수술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20명(3.3%), 부모님이 수술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97명(16.2%)으로 나타났다. 본인이든 부모님이든 수술 경험이 있는 응답자 113명 중 인공관절 수술 경험자는 51.3%(58명), 심장스텐트 시술 경험자는 38.1%(43명), 인공수정체 수술은 15%(17명)이었다. 이들 중 81.4% (92명)는 인체에 이식되어 있는 의료기기가 어떤 제품인지 알지 못했고, 56.6% (64명)는 수술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정보를 제공받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응답자의 90% 이상은 인체이식 의료기기 제품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환자에게 제공돼야 하는 제품 정보로는 전체 응답자 600명 중 98.2%(589명)가 의료기기 제품의 '효과성 및 안전성 정보'를 알아야 한다고 답했고, 제품명, 제조사, 제조국가에 대한 정보도 알 필요가 있다고 응답했다. 국민 대다수가 의료기기 제품 정보에 대한 환자의 알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의료기기, 환자가 충분히 알아야

그동안 처방 약이나 진료 기록과 관련해서는 환자의 알 권리에 대한 다양한 법, 제도적인 신장이 이루어져왔지만, 의료기기 분야에서 환자의 알권리 보장은 요원한 상황이다. 안기종 대표는 "환자의 알권리는 질환 관리에 기본적인 요소"라며 "인체에 이식되는 고위험 의료기기는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환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가 의료기기에 대한 정보를 알면 향후 기기 결함이나 부작용 발생 등에 대한 정보 수집과 추적 관리가 가능하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