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제대로 표현 못하는 어린이…5~25% 어지럼증 경험

대한이과학회 공보위원 김창희 교수(건국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소아 환자에서의 어지럼증은 어른에서보다 그 발생률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증상 표현이 어렵다는 소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소아어지럼의 실제 유병률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높을 가능성이 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주 어린 환자는 물론이거니와, 자기 표현에 서툰 어린 소아들의 경우 어지럼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머리가 아파요.”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으며, 실제로 어린 환자가 “엄마, 나 어지러워요.”라고 표현하는 경우라도 종종 학교에 가기 싫거나 공부하기가 싫어 꾀병을 부린다고 부모나 다른 보호자에 의해 치부되어지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생기기 때문이다.

2018 대한이과학회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소아 어지럼증은 성인에게서 발생하는 어지럼증과 비교해 몇가지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고 하니, 이를 부모들은 이를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실제 소아 어지럼증의 빈도가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소아 어지럼증의 원인의 종류가 성인 어지럼증보다 훨씬 다양하고, 특히 소아의 경우 중추신경계의 외상, 감염, 종양 등에 의한 어지럼, 전정편두통, 정신과 질환 등 말초전정계 이외의 병변으로 인해 어지럼이 발생하는 빈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선천적 기형 및 증후군에 의해서도 어지럼증 및 보행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며, 임신 중 감염이나 복용 약에 의해서도 어지럼이 유발될 수 있으므로, 소아에서는 성인 환자에서보다 더 많은 원인이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둘째, 소아 환자들은 표현력이 떨어져 어지럼 증상에 대한 정확한 묘사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아이들의 경우 어지럼증을 전문으로 보는 전문의사를 찾아가서 정확한 진단을 먼저받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아 어지럼증의 경우 그 진단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호자 및 의사의 간과로 인해 병이 많이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하여야 한다. 정확한 병력청취를 위한 의료진의 노력뿐 만 아니라, 부모님을 비롯한 선생님 등 보호자의 관심이 소아어지럼의 진단 및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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