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빈혈이 있는 임산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사망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학술지 '란셋(The Lancet)' 온라인판에 실린 영국 퀸메리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심한 빈혈이 있는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보다 사망 위험이 2.36배 높았다. 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010년부터 1년간 29개국에서 조사한 31만 2281명의 임신부 자료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심한 빈혈은 출산 전·후 헤모글로빈 수치가 7g/dL 미만임을 기준으로 했다.  연구팀은 심한 빈혈이 임신부 사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대해 체내에서 산소와 철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는 것과, 빈혈로 인한 체내 효소 기능 변화 등을 원인으로 추측했다.

또한 연구팀은 심한 빈혈 외에도 사망위험이 높은 이유를 함께 조사했다. 그 결과 전신마취를 했을 때 사망위험이 1.85배 높았다. 산후 출혈은 3.35배, 패혈증은 13.85배, 임신중독증은 6.6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신 중에는 태아에게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산모의 혈액량이 증가한다. 이때 혈액의 원료가 되는 철분이 부족하면 임신성 빈혈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임신부는 하루 25~40mg의 철분을 섭취해야 한다. 철분은 소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육류와, 생선·닭고기·녹색 채소 등에 많이 들어있다. 과일 등 비타민C가 풍부한 음식과 함께 먹으면 철분의 흡수율이 증가해 더 효과적이다. 식품으로 철분을 전부 섭취하기 어렵다면, 따로 철분 보충제를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