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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모 구미 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사진-구미차병원 제공

성인 ADHD의 주요 증상은 낮은 주의집중력과 충동성이다. 이런 증상은 성인에게 있어 잦은 지각, 낮은 업무 성취도, 시간 관리의 실패 등의 형태로 나타나 삶의 질을 저하시킨다. 뿐만 아니라 잦은 실패로 인해 자존감이 저하된 환자들은 우울증 등의 공존 질환이 동반되어 정상적인 사회경제적 활동이 어려워 사회적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성인 ADHD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예전에 비해 성인 ADHD를 치료하려는 환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그러나 국내 성인 ADHD 환자 유병률이 약 4.4% 정도로 추정되는데 반해, 실제로 치료를 받는 환자는 약 0.76%로 1%도 되지 않는다. 이는 여전히 낮은 질환 인지도와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편견 등으로 환자들이 진단을 받는 것조차 꺼려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조금만 과한 행동이나 산만한 행동을 보이면 ‘너 ADHD 아니야?’라고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본인이 집중이 잘 안되면 스스로 ‘나 ADHD인가봐’라며 가볍게 넘기기 일쑤다. 

◇성인 ADHD, 만 12세 전 증상 발현 여부 등이 확인돼야
그렇다면 실제로 성인의 경우 산만하거나 집중을 어려워하면 모두 성인 ADHD로 진단이 되는 것일까.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성인 ADHD의 진단기준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성인 ADHD로 진단되기 위해서는 ADHD 관련 증상들 중 최소 5가지 이상의 주의산만 혹은 충동적인 증상을 보이고, 이러한 증상이 소아청소년시기(만12세이전)에 시작되었어야 하며, 현재 증상으로 인해 사회적 기능수행에 있어 의미 있는 기능의 저하가 있어야 하고, 해당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한다. 이 중 관련 증상이 만 12세 이전에 나타났는가를 판단하는 부분은 상당히 까다롭다. 어린 학생의 경우 증상을 학교 선생님 또는 부모님을 통해 전해들을 수 있지만, 성인의 경우 대부분 본인의 기억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기억이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성인에게 자신의 어린 시절을 진단해 보라고 하면, 10명 중 9명은 설문에서 요구하는 본인의 어린 시절을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한다.

◇우울증·불안장애 등 공존질환으로 성인 ADHD 진단 어려워
성인 ADHD 진단이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ADHD의 증상이 공존질환에 가려지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우울증, 불안장애라고 생각할 뿐 성인 ADHD 일 것이라 의심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공존질환에 대한 치료를 우선시하여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기저질환인 성인 ADHD가 제대로 진단되지 않아 공존질환 치료만 하게 될 경우 환자는 여전히 일상생활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치료를 했음에도 나아지지 않는다는 자괴감에 빠지곤 한다. 따라서 환자와 전문의 모두 우울증으로 인한 ADHD가 아닌 ADHD로 인한 우울증, 불안증, 중독성 질환 등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로 필자를 찾아온 7년 차 직장인 김영호(가명) 산만함과 집중력 부족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제때 끝내지 못할 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 및 상사와 갈등을 자주 겪자 우울감이 생겼다. 우울증 치료를 받고 감정 기복은 어느 정도 호전되었지만 여전히 실수가 잦고 계획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가 어려워 필자의 진료실을 방문하게 된 것이다. 다양한 진단도구를 통해 확인 결과 김 씨에게 성인 ADHD를 진단 내릴 수 있었다.

◇성인 ADHD는 제대로 된 진단·치료 받으면 호전 가능
소아청소년 ADHD와는 다른 양상의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고, 공존질환의 증상들 중 하나로 오인하는 등 성인 ADHD 진단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산만하고 집중력이 낮다고 모두 성인 ADHD로 진단되지 않듯이 집중력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진단이 되는 경우도 있다. 성인 ADHD는 약물 및 인지행동치료 등이 병행되면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며, 치료를 통해 일상생활과 사회생활, 직업 등에서의 삶의 질을 많이 향상시킬 수 있다. 더욱이 현재 성인 ADHD의 치료는 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해 경제적 부담 없이 치료가 가능하다. 일상생활 속에서 관련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용기 내어 전문의를 찾아 보다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제고하길 바란다.





성형모 구미 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