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라이프

'그루밍족'이 알아두면 좋은 5가지 팁

글 신규옥(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 사진 셔터스톡

신규옥의 미용학 개론

외모를 가꾸는 건 더 이상 여성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성들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행위를 뷰티(beauty)라고 한다면, 남성의 경우 그루밍(grooming)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루밍은 마부(groom)가 말을 빗질하고 목욕시키는 데에서 유래된 말로, 외모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들을 의미한다.

피부 관리, 화장품 구매, 헤어스타일링뿐 아니라 성형수술까지 포함하는 총체적인 용어로, 이런 생활을 추구하는 남성들을 ‘그루밍족’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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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연예인들도 헤어스타일링이나 메이크업을 받는 게 필수가 됐다. 자신을 가꾸는 남성들의 모습은 비단 TV 속 연예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얼마 전 신문에서 그루밍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본 적이 있다. 한 취업포털에서 남성 직장인 6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였는데, 35.0%가 스스로를 ‘그루밍족’이라고 답했다. 특히 20대의 경우는 그 비율이 42.7%에 달해서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낮아질수록 더 많은 수가 자신을 그루밍족이라고 생각했다. 한 달에 미용에 투자하는 평균 비용은 24만8000원으로 적지 않았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씀씀이가 커져 40대 이상은 월 평균 32만5000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 항목으로는 ‘몸매’, ‘피부’, ‘헤어스타일’, ‘화장’, ‘옷’ 등이 50% 이상의 응답률(복수 응답)을 보였고 ‘치아 미백’, ‘필러 등 성형수술’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각각 20%가 넘었다. 이쯤 되면 응답자가 남성인지 여성인지 헷갈릴 정도로 외모 관리에 투자하는 건 성별 차이가 거의 없는 듯하다.

남성들이 그루밍에 신경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노동경제학자 대니얼 헤머메시는 남성의 외모가 경제적으로도 중요시된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바 있다. 그는 저서에서 1970년대부터 수집한 자료를 기초로 하여 교육과 나이 등 12개 요소가 동일한 남성들을 비교한 결과, 외모가 평균보다 못생긴 남성은 평균으로 잘 생긴 남성에 비해 17% 낮은 급여를 받는다고 밝혔다. 영국의 사회학자 캐서린 하킴도 경제·문화·사회자본에 이은 제4의 자산을 ‘매력자본(erotic capital)’이라고 규정했는데, 현대사회에서 아름다운 외모, 건강하고 매력적인 몸 등이 일상생활 속에서 사람을 매력적인 존재로 만드는 ‘조용한 권력’이라고도 평했다. 매력자본이 다시 경제자본과 연관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경제적으로도 성공하고 인정받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변화하는 시대 흐름 속에서 그동안 여성적 행위로만 간주돼오던 외모 관리에 대한 남성들의 태도가 변했다고 볼 수 있다.

이쯤 해서, 피부미용 전문가로서 남성들이 어떻게 해야 좋은 피부를 가질 수 있는지 알려주고자 한다. 매번 돈을 많이 들여 피부관리 숍을 갈 시간이나 여유가 없는 일반 남성들에게 도움이 될 그루밍 팁이 여기에 있다. 다만, 즉각적인 개선을 기대하기보다는 일상적으로 꾸준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기 바란다.

일반적으로 남녀의 피부는 사춘기 전까지는 큰 차이가 없다가 2차 성징을 겪으면서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춘기가 되면 남성은 수염이 나고 음성은 굵고 낮아지며 근육이 단단해지는 등의 특징이 나타난다. 이것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작용 때문이다. 테스토스테론은 피지선을 발달시켜 지성피부와 큰 모공의 원인이 되며, 여성보다 20% 두꺼운 피부조직을 만든다. 남성 피부는 여성 피부에 비해 수분증발량이 더 많고 수분함유량도 3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아 쉽게 거칠어진다. 당연히 유·수분의 밸런스가 깨지기 쉬워 T존은 번들거리는데, 입가나 턱은 각질이 일어난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실제 상담을 시작하면 자신의 피부가 매우 민감하다고 표현하는 남성들이 많다.

남성이라면 기억해야 할 피부관리법
Tip 1 세안법을 바꿔라

먼저 미온수에 세안하는 습관을 들이자. 남성들은 찬물에 짧게 세안을 마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남성의 피부 표면에는 피지나 분비물, 노폐물이 많은데 씻어낼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물만 잘 이용해도 피부가 깨끗해진다. 미지근한 물로 마사지하듯 충분히 얼굴에 끼얹으며 세안을 하고, 지성피부라면 자기 전에 클렌저를 이용해 세안하도록 한다.

Tip 2 1~2주에 한 번 딥클렌징을
1단계 클렌징만으로는 모공 속 청소까지는 어렵다. 그래서 효소나 스크럽을 이용한 딥클렌징을 해야 한다. 피부과에 가서 필링을 받는다면 더욱 효과적이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면 정기적인 딥클렌징에 신경을 쓰자. 두꺼운 피부 모공 속의 노폐물을 덜어냄과 동시에 여드름이 될 만한 요소를 사전에 예방까지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가 아닐 수 없다.

Tip 3 충분한 수분 공급
지성이나 여드름 피부는 청결에 문제가 생긴 것처럼 생각해 무조건 자주 씻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피부보호막 기능이 깨져 외부 병균에 더욱 노출되기 쉬운 환경이 된다. 피부에 수분을 공급하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최근 ‘1일 1팩’이란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팩 애용자들이 많은데, 각질층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들도 따라 하면 좋을 것 같다. 다만, 횟수는 일주일에 한두 번, 시간은 20분 정도로 제한하자. 붙이고 난 후에는 반드시 제거해야 모공이 막히지 않는다.

Tip 4 면도 후 피부 진정을
성인 남성들에게 가장 민감한 피부 고민 중 하나가 셰이브 존(shave-zone)이다. 매일 하는 면도 탓에 각질층이 벗겨지고, 피지막이 제거돼 상처 나기 쉬운 상태가 된다. 스팀타월이나 미온수로 모공이 잘 열리도록 환경을 조성한 후에 셰이빙크림을 사용해야 피부가 덜 상한다. 면도가 끝나면 애프터 셰이브 스킨과 로션을 사용해 미세하게 손상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것도 잊지 말자.

Tip 5 자외선차단제 사용 필수
피부 손상의 가장 큰 적 중 하나가 자외선이다.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니 자외선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다만, 자외선차단제에는 화학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 잘 씻지 않으면 피부노화 및 염증의 주범이 되므로 바른 후 꼼꼼히 씻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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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옥 을지대 미용화장품과학과 교수. 한국미용학회 이사이며, 미용산업문화학회 부회장이다. 원주MBC 편성제작국 아나운서를 지낸 적이 있고, ‘New 피부과학’, ‘미용인을 위한 New 해부생리학’ 등 다수의 책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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