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병원 선택, 진입규제보단 회송제도 활성화 중요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5명은 아파서 병원을 찾을 때 '대학병원'을 선호하지만, 대학병원 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를 해도 된다고 하면 10명 중 9명이 동네병원을 찾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동네의원과 대학병원 사이에 협력적 진료체계만 구축된다면 대형병원 환자 쏠림을 막고, 의료비 부담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한국갤럽을 통해 1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69세 이하 성인남녀 총 1012명을 대상으로 '상급종합병원 이용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본인이나 가족이 원해서 대학병원을 간다는 대답이 48.8%로 전체 절반을 차지했다. 대학병원을 선택하는 이유는 정밀검사 불가가 24.2%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중증 또는 고난이도 질환이 의심돼서(19.4%), 1, 2차 병의원을 못 믿어서(16.2%), 대학병원에 대한 신뢰(10.9%)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대학병원 담당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동네의원을 이용한다'는 답변이 87.8%로 매우 높게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대학병원 선호도가 높음에도 대학병원에서 동네의원을 권유했을 때 대부분의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선택하는 것은 의구심이 해소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대학병원에서 자신의 질환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되고, 큰 문제가 아니라는 진단을 받으면 충분히 동네의원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 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야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 진입규제(Gate-keeping system)를 통해서 상급종합병원 환자 쏠림을 완화시킨다는 목적에서다. 공공보건의료사업단 권용진 단장은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는 대학병원의 회송제도(Referral system)를 활성화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현실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15분 진료와 의뢰·회성 사업을 통해 의료이용 문화와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 시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