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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모두가 두려워하는 '마음 속 지우개'
김예지(약사·헬스조선 약사자문위원)
입력 2018/02/01 11:26
[약사통신]
매년 시청앞 광장에서 열리는 건강페스티벌에서 치매 예방 부스의 캐치프레이즈는 ‘오늘도 당신의 핸드폰을 냉장고에서 찾으셨나요?’이다. 사실 치매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많은 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마음의 지우개’로 불리는 질환이다. 혹시 깜박깜박하는 나는 치매가 아닐까 두려울 때 가장 손쉬운 방법은 보건복지부에서 제공하는 치매 어플(치매 체크)로 자가 진단해 보면 된다. 혹시 앱을 깔기 힘들거나 스마트폰이 없는 경우엔 자녀에게 부탁하거나, 가까운 보건소에서 무료로 치매 검사를 해준다(60세 이상). 만약 치매라는 결과가 나왔다면 절망의 늪에 빠지기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동네 단골 약국에서 상담을 받는 일이다. 복용 중인 약물에 따라, 치매 유사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은 아주 다양하다. 지금까지 밝혀진 치매 원인으로는 우울증을 비롯한 각종 질환, 약물 이상반응, 비타민 결핍, 알코올 중독이 있다. 해당 원인을 제거하면 치매 증상이 없어질 수도 있다. 흔히 복용하는 요실금 치료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고혈압약, 위장약, 알러지약, 수면제 뿐만 아니라 많은 약 중에서 일부 약들은 치매 유사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여러 약을 복용하는 노인들은 자신이 복용 중인 약물 중에 치매 유사 증상을 일으키는 약물이 없는지 꼭 살펴봐야 한다. 노인들은 간장 기능이 약해져 약물대사 효율성이 떨어지고, 신장기능도 저하돼 약물 배설이 잘 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약물이 몸 속에 오래 머물러 이상반응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더욱이 건강상태가 나쁘거나 여러 가지 약물을 동시에 복용하는 노인에게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할 수 있다. 따라서 치매 유사증상이 나타나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복용하고 있는 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복용 중인 약도 없고 앓고 있는 질환도 없는데 치매로 나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365일 24시간 상담 가능한 치매 콜센터(1899-9988)에 전화를 해보자. 그리고 중앙치매센터에서도 많은 정보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중앙치매센터와 치매 콜센터에서는 치매 전문가들이 환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맞춤형 치매 상담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처럼 국가에서 치매를 책임지겠다고 나서고 있으니 다행인 측면이 있다. 사실 치매환자를 보호하는 가족의 하루는 정말 힘겹다. 그래서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건강도 심각한 문제이다. 이들을 위한 ‘마음 건강 수첩’으로 보호자들의 정신적 건강 상태를 체크할 수 있다. 또한 실종된 치매를 찾을 수 있는 시스템도 있고, 실종된 지 일주일이 지난 경우엔 무료로 홍보물도 제작해주고, 실종예방을 위해 치매안심센터에서 배회가능 어르신 인식표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s://www.nid.or.kr/support/b_infomation.aspx)를 참조하면 된다.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원인 미상의 신경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도 조기에 발견하면 뇌 기능의 퇴화를 지연시킬 수 있다. 뇌의 혈액순환장애로 뇌세포가 죽어서 생기는 치매인 혈관성 치매(17%)는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을 철저히 치료하면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우울증, 약물 부작용, 중금속. 중독, 과도한 음주 갑상선 문제 비타민 B12결핍 등도 치매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이러한 치매의 원인을 알아내어 그 원인을 제거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치매 치료보다 더욱 중요한 건, 치매를 예방하는 것이다. 많은 논문과 의사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는 치매 예방법은 걷기 운동, 손가락 운동, 기저 질환 조절, 대사성 질환 예방(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독서, 공부 등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치매 예방 3.3.3은 극히 평범하지만, 평범함 속에 진리가 있다.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
즐겨야 할 3가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 생선과 채소 골고루 먹기
참아야 할 3가지: 술 적게 마시기, 담배 피지 말 것, 머리 다치지 않게 조심할 것
챙겨야 할 3가지: 정기적 건강검진, 가족 친구들과 자주 소통하기, 매년 치매 조기검진 받기
치매는 노인의 질환이다, 하지만 요즘 젊은 사람도 치매의 덫에 걸리기도 한다. 연세대 명예교수 99세 김형석 교수는 건강해 지금도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노인의 건강은 젊은 시절부터 적립해오는 ‘적금’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니 평소의 건강한 생활습관이 치매 예방에도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3,3,3에서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실천하여 치매없는 건강한 노후를 보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