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서울아산병원, 항생제 사용 10분의 1로 줄인 나노 약물 전달체 개발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1/23 13:15
기존 항생제의 10분의 1 사용량만 써도 체내 감염을 일으킨 박테리아를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게 돕는 나노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다. 항생제 과다사용 및 내성으로 인한 부작용을 줄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주진명 교수팀은 박테리아 감염 염증반응이 일어난 조직만 선별적으로 표적할 수 있는 펩타이드(단백질 기본 구성단위)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발견한 펩타이드에 실리콘 나노 입자를 결합시켜 선택적으로 항생제를 전달할 수 있는 나노 약물 전달체를 개발했다.
포도상구균과 같은 박테리아는 독한 항생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부차적으로 따라오는 신경계, 신장 이상 등의 부작용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감염으로 급성 폐렴이 발생한 쥐에게 항생제를 일반적 정맥 주사와 나노 약물 전달체를 통해 혈관에 주입한 뒤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 정맥 주사를 투여했을 때보다 나노 약물 전달체를 사용했을 때 항생제 용량이 10분의 1로 줄었다. 물론 폐렴도 완치됐다. 또 나노 약물 전달체를 이용하면 박테리아 감염 치료와 동시에 건강 조직에 대한 독성 등 항생제 부작용도 완화시켰다.
실리콘 나노입자는 우수한 생분해성과 광학 특성으로 차세대 약물 전달 플랫폼으로 각광 받고 있으며, 화학약물 외에도 DNA, RNA와 같은 유전자 또는 여러 종류의 단백질도 전달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주진명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나노과학 기술이 발전하면서 효과적인 약물 전달체 개발 등 의학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SBP 의학연구소, 이탈리아 메시나 대학, 에스토니아 타르투 대학과 공동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교육부의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온라인 최신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