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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가족살해...‘블랙아웃’ 때문에 기억 못한다고?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 이모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8/01/17 10:14
홍콩에서 가족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김모(43)씨가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사건 현장에서 체포된 김 씨는 술에 취해 경찰의 대답에 제대로 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씨는 술을 마시고 취한 것은 기억나지만 필름이 끊겨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건 것 또한 기억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한국의 친구에게 전화해 사업 상황이 좋지 않으니 아내와 아들과 함께 죽겠다는 내용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음 후 일정 시간 동안 기억이 나지 않는 경험을 흔히 ‘필름이 끊겼다’고 표현한다. 이를 의학적 용어로 ‘블랙아웃’이라고 한다. 블랙아웃 현상은 술에 들어있는 에탄올의 독소가 뇌의 기억 입력과정 활동을 차단하면서 발생한다. 기억을 전달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만취 상태의 새로운 기억이 뇌에 저장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기억들을 장기로 저장하는 해마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과음으로 에탄올 공급이 지속되면 해마의 신경세포 재생을 억제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이 오고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한다. 또한 몸속에 들어온 알코올이 뇌에서 이성적 판단을 담당하는 대뇌피질을 마비시키면서 전두엽을 손상시킨다. 감정·본능이 활성화돼 평소와 다른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 심하면 술을 마시지 않은 상태에서도 조금 전 일조차 기억하지 못하거나 사라진 기억을 무의식적으로 다르게 채워 넣는 '작화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블랙아웃 현상은 혈중알코올농도가 갑자기 올라갈 때 발생한다. 따라서 술을 마실 때 천천히 마시고 빈속에 마시지 않는 습관을 지니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