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바이오젠 APAC 디렉터 히안 탄(Hian Tan)
최근 제약 산업의 트렌드는 ‘바이오’와 ‘희귀질환’, 두 가지로 정리된다. 두 가지 키워드를 교집합으로 보유한 미국계 바이오제약 기업인 바이오젠이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의 허가와 함께 한국 시장에 데뷔했다. 한국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 주주이자,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것으로 더 유명하다. 바이오젠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디렉터인 히안 탄(Hian Tan)을 만나 한국 시장 진출의 의미와 향후 계획을 들었다.
Q. 아직은 생소한 한국 독자들을 위해 바이오젠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세요.
"바이오젠은 1978년 2명의 노벨상 수상자가 미국에서 설립한 바이오제약 기업입니다. 40년간 신경 및 신경퇴행성 질환 영역에서 꾸준히 성장해 현재 시가총액은 700억 달러 수준으로 평가받습니다. 2016년 기준 글로벌 매출은 115억 달러 수준입니다. 다발성 경화증, 척수성 근위축증, 근위축측삭경화증 등 신경계 희귀질환 치료제가 대표 제품입니다. 70년대 설립된 많은 바이오벤처들 중 하나로, 여전히 매출의 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거나 치료제 옵션이 많지 않은 알츠하이머, 뇌졸중, 파킨슨병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1년간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며, 기대할 만한 임상시험 결과도 얻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의 관계로 더 유명한데요, 향후 삼성바이오 측과의 협업 계획이 있나요.
"바이오 분야는 상당한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분야입니다. 협업을 시작할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개발 가능한 후보물질을 여럿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바이오젠 역시 30년 이상 생물학적제제 제조 및 생산에 대한 우수한 노하우를 갖고 있었죠. 서로에게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었던 배경입니다. 결과적으로 삼성바이오와의 협업으로 바이오젠은 환자에게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우수한 효과의 바이오의약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이오젠은 한편으로는 다발성경화증과 척수성 근위축증(SMA) 등의 신경계 희귀질환의 유일한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여 치료 환경을 개선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바이오시밀러 공급에 주력해 우수한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환자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Q. 바이오젠의 한국·대만 진출을 담당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 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한국에 법인이 설립된 과정을 설명해 주세요.
"일본은 2005년부터 법인이 설립돼 있었습니다. 아태지역 총괄로 부임한 건 지난 2016년이었습니다. 한 가지 정확히 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한국 법인은 일본·대만에 이어 세 번째로 설립됐는데, 아태지역 총괄로 부임할 당시부터 일본에 이어 두 번째 진출국은 한국이라는 로드맵이 있었습니다. 핑계가 아닙니다. 실제 법인 신고를 기준으로 하면 한국이 2017년 7월이고, 대만은 같은 해 9월입니다. 다만 대만의 경우 9월부터 바로 인력이 충원됐으나, 한국은 법인 설립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복잡해 10월 이후에 회사가 본격 운영되기 시작한 것일 뿐이죠. 한국·대만에 이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대한 진출도 계속 모색하고 있습니다."
Q. 한국 법인 설립에 앞서 바이오젠의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가 먼저 한국에 들어온 상태입니다. 한국에자이에서 관련 마케팅과 영업활동을 진행 중인데, 한국 법인이 설립됐으니 이 부분을 가져올 것인지 궁금합니다.
"에자이와의 파트너십은 여러 전략적 이유에서 체결됐습니다.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의 한국 판권을 회수할 계획은 현재로썬 없습니다. 에자이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차원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분야의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향후에도 에자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Q. 언급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연구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바이오젠에서 가장 기대하고 있는 알츠하이머 치료물질 아두카누맙(Aducanumab)은 현재 대규모 임상3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A베타 기전을 기반으로 하는 치료제입니다. 예정대로 임상시험이 마무리되면 내년에 구체적인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두카누맙은 바이오젠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시장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게 해준 물질입니다. 아두카누맙 외에도 현재 임상2상 단계에 들어가 있는 물질도 있습니다."
Q. 사실 알츠하이머는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입니다. 내로라하는 대형 제약사들이 이미 수많은 실패를 경험한 바 있죠. 바이오젠의 경우는 어떤가요.
"말한대로 알츠하이머는 치료제 개발이 매우 어려운 분야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많은 후보물질이 실패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많았죠. 바이오젠의 후보물질 역시 현 시점에서 섣불리 성공가능성을 언급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1상 연구에서 아주 좋은 결과를 얻었으며 용량이 많아질수록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바탕으로 2상 연구로 연착륙했습니다. 연구의 중간결과는 기밀이기 때문에 저도 궁금합니다. 초기 임상 데이터가 상당히 좋았으니, 이대로 잘 진행돼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Q. 한국 법인을 이끌 적임자로 황세은 대표를 선임했습니다. 그를 특별히 선임한 이유가 있나요.
"우선,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최고의 인재를 모셔야 한다는 점은 너무도 분명한 목표였기 때문에 대단히 신중하게 결정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황세은 대표를 선임한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오젠은 희귀난치성 질환 전문 바이오제약 기업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 분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황 대표는 희귀질환 분야에서 경험이 풍부하고 프랜차이즈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바 있어 기대가 큽니다. 새로 설립된 법인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자리입니다. 황세은 대표가 이 자리를 기꺼이 수락해줘 감사할 따름입니다."
Q. 바이오젠 코리아의 향후 채용 규모나 발전 방향에 대해 갖고 있는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당연히 현재 규모보다는 더 확장할 생각입니다. 의학부는 물론 영업팀도 한국에서 채용할 계획입니다. 척수성 근위축증을 비롯한 바이오젠 파이프라인의 희귀질환은 이를 치료하는 의료진이나 병원이 많지 않습니다. 국내에 있는 대다수의 환자와 의료진을 커버할 정도의 인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차기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향후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지켜봐도 좋습니다."
Q. 한국 법인을 이끌 황세은 대표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함께 아시아 시장에서 바이오젠의 성장을 이끌 파트너로 만나 매우 기쁩니다. 한국 법인을 잘 이끌 적임자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난관이 있겠지만 바이오젠은 개방적이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기 때문에 서로 소통하며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