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접근 힘든 부위도 쉽게… '로봇 수술'이 미래 의료 선도한다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8/01/08 09:03
수술용 로봇, 35년간 빠르게 발전
최소 절개로 출혈 적고 회복 빨라
국내, 로봇 개발과 상용화 노력
건국대병원도 로봇수술센터 개소
'로봇 수술'은 1985년 산업용 로봇인 'PUMA560'이 뇌수술에 사용된 이후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전세계 수술용 로봇 시장이 2015년 4조5824억원이었지만 점차 커져 2021년에는 9조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식품의약품안전처). 전문가들은 "로봇 수술은 최소 침습으로 출혈이 적어 환자의 신체적 부담이 덜하고, 의사의 손이 닿기 어려운 신체 장기까지 치료가 가능하다"며 "현재 수술부터 재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이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는 수술의 대부분이 로봇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 정교한 수술용 로봇 개발
현재 의료 현장에서 사용되는 로봇 중 가장 발전한 모델은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Xi'다. 다빈치가 처음 등장한 2000년대 이전까지는 뼈를 자르거나, 인공관절을 끼워 넣는 등 간단한 수술에 로봇이 이용됐다. 이후 몸 속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영상 장비와 수술 장비를 장착한 로봇 '다빈치'가 등장하면서 로봇 수술에 큰 변화가 생겼다. 다빈치 시리즈 중 가장 최신 모델인 다빈치Xi는 4개의 로봇 팔이 사람의 손목 관절과 비슷하게 움직이면서 정교한 수술을 해내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모델보다 팔이 움직이는 각도가 커지고 로봇 팔은 더 얇고 길어져, 수술이 어려운 전립선 등 신체 부위까지 수술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 탑재, 수술용 로봇 개발 박차
기존 수술용 로봇의 장점은 ▲3차원 고화질 영상 ▲인간의 손목처럼 움직이는 기구 ▲조종석에 편히 앉아 수술을 할 수 있다는 점 ▲손떨림 방지 등이다. 최근에는 과학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기존 로봇 수술의 장점에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결합한 로봇의 개발이 한창이다. 한국공학한림원은 2025년 국내에서 사용될 수술용 로봇은 현재(2017년 기준) 사용하는 로봇과 비교했을 때 ▲의료영상 ▲AI(인공지능) 기반 진단 ▲미세수술 기술 등의 측면에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에서는 구글과 존슨앤드존슨이 합작해 만든 회사 '버브서지컬'이 스스로 수술을 진행할 수 있는 로봇 등 신개념 수술 로봇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로봇 수술의 빠른 진화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수술용 로봇 개발과 이를 실제 의료 현장에 도입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미래컴퍼니의 수술용 로봇 '레보아이'는 4개의 로봇 팔을 이용해 수술 부위를 파악하고 절개·절단·봉합할 수 있는데, 내시경 수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된 제품으로는 다빈치에 이어 전 세계 두 번째다.
국내 로봇 수술 건수도 점차 늘고 있다. 2005년 수술용 로봇 도입 당시 로봇 수술 건수가 17건에 불과했지만, 2014년 8840건으로 크게 늘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내 로봇 수술 전문 센터가 꾸준히 설립되는 가운데, 가장 최근 문을 연 게 건국대병원 로봇수술센터다. 건국대병원은 지난해 11월 최첨단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Xi를 도입하고 전문 센터를 열었다. 건국대병원 로봇수술센터 김형곤 센터장(비뇨기과 교수)은 "다른 병원에 비해 로봇 수술 센터 후발 주자인 것은 사실이지만, 센터 개소 소식을 듣고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어 빠른 속도로 수술 건수가 늘고 있다"며 "추후 로봇 수술 적용 분야와 수술용 로봇을 늘려 더 많은 환자가 최신 의료기술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