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학과

A형·B형 독감이 동시에…백신 맞았어도 안심은 금물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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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A형 독감과 B형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헬스조선DB

독감(인플루엔자) 환자의 증가 추이가 심상치 않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일 독감 유행주의보가 내려진 후 독감 의심 환자가 4주만에 6.2배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독감이 이전과는 다른 형태로 나타나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독감은 12~1월 사이에 A형 독감이 유행하고, 3~4월에는 B형 독감이 유행하는 패턴이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12월부터 1월까지 독감 환자의 50% 이상이 B형 독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감 예방 백신의 예방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문제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매년 3월 그해 겨울에 유행할 바이러스를 예측해 발표하고, 이를 바탕으로 예방 백신을 만든다. WHO가 올해 유행할 것으로 지목한 것은 B형 중에서도 '빅토리아형'이었는데, 현재 유행하는 바이러스는 B형 중에서도 '야마가타' 계열이다. 즉 3가 독감 백신을 맞았어도, 야마가타 계열 독감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한 번 독감에 걸리면, 항체가 생겨 다시 걸리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각각의 바이러스 백신이 달라 교차면역이 없기 때문에 A형 독감에 걸려 회복되도 B형 독감을 예방할 수 없다.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현재는 초중고생 사이에서 가장 많은 발병률을 보이지만, 점차 노약자와 청장년층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아이들은 가볍게 앓고 쉽게 회복하지만 65세 이상 노약자나 만성질환자들은 독감에 걸리면 폐렴 등 합병증으로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유행하는 A형/B형 바이러스는 WHO에서 예측한 계절독감 바이러스로 신종바이러스가 아니라 대유행을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 김우주 교수는 "앞으로 1~2주간은 독감 환자가 계속 증가하겠지만, 1월 말에는 환자 증가속도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독감 바이러스는 기침이나 재채기 등을 통해 번지기 때문에 독감 예방을 위해서는 손씻기가 가장 중요하다. 또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는 등 에티켓을 지켜야 하고, 노약자들은 외출 시 가급적 마스크를 꼭 착용한다. 만일 갑자기 고열과 함께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면 독감을 의심할 수 있으므로 빠르게 병ㆍ의원을 찾아야 한다. 항바이러스제를 일찍 맞는 것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주변 사람의 감염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김우주 교수는 "65세 이상 노약자나 만성질환자 등 독감 고위험군이라면 지금이라도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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