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생활 속 구석구석 화학물질, 그것이 알고 싶다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 /사진 셔터스톡
입력 2017/12/27 08:00
Medical 생활건강
2017년에는 일명 ‘살충제 달걀’부터 ‘유해생리대’까지 생활 속 화학물질에 대한 문제점이 이슈가 되면서 화학물질 사용에 대한 공포증을 의미하는 ‘케미컬 포비아’가 대중 사이에 공공연하게 자리 잡았다. 과연 우리 일상 속에는 얼마나 많은 화학물질이 존재하며, 이것이 우리 건강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1 화학물질이 우리 몸을 공격한다
화학물질, 우리 몸에 어떻게 들어올까?
우리 주변의 화학물질은 저마다 다른 경로를 통해 인체로 들어온다. 예를 들어 식품의 색소나 보존제 등에 들어 있는 화학물질은 입을 통해, 보일러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는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식이다. 전문가들은 합성 화학물질이 음식물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 경로에 대해 직접적인 방법과 간접적인 방법으로 나눠 설명한다. 식품에 첨가된 합성 화학물질을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경우가 직접적인 방법이고, 합성 화학물질을 섭취한 식물이나 동물을 사람이 2차적으로 섭취하는 경우를 간접적인 방법으로 본다.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체내로 들어온 화학물질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72시간 내에 거의 다 체외로 배출되기도 하고, 50년 이상 몸속에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 잔류해 각종 내분비계에 영향을 미친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우리 몸의 독소 해독기관이다. 우리 몸은 박테리아, 바이러스 등의 미생물로부터 스스로 방어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면역조직’이라고 한다. 면역조직은 크게 항체, 백혈구, 대식세포(해로운 박테리아를 흡수하는 세포)로 이뤄져 있다.
체내로 화학물질이 들어오면 우리 몸은 이것을 공격할 대상으로 판단해 해당 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합성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독성이다. 특히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합성 화학물질이 체내에 너무 많이 들어오면, 우리 몸의 해독 기능이 충분히 작용하지 못해 암, 각종 대사질환, 불임 등이 생기게 된다. 또한 체내에서 대사된 독성 물질이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과정에서 콩팥, 방광, 요관 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2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
화학물질이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이미 우리 주변 구석구석 자리 잡고 있는 화학물질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화학물질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알고, 노출 정도를 줄이면 어느 정도 건강을 지킬 수 있다.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최원준 교수는 “안전을 위해 생활 속에서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 제품의 사용량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활 속에서 환경물질의 공격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주방에서
주방에서는 특히 플라스틱 용기를 많이 사용하는데, 폴리카보네이트(PC)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면 환경호르몬 의심물질인 비스페놀A가 나오므로, 되도록 친환경 플라스틱 용기 혹은 유리용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지방이 풍부한 음식을 전자레인지에 데울 때는 비닐랩을 사용하지 말자. 비닐랩 속 프탈레이트가 지방에 녹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할 때
보통 대기오염이라고 하면 실외만 생각하지만 실내에서도 각종 화학물질이 대기 중에 떠다닌다. 특히 실내를 청소하는 각종 표백제는 실내 공기를 오염시키는 주범이다. 실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해서는 이러한 화학 물질보다는 식초나 레몬, 베이킹소다 등을 이용해 청소하는 것이 좋다. 식초는 얼룩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세탁물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베이킹 소다는 접시나 유리, 타일을 닦는 데 사용하면 좋다. 베이킹소다를 카펫이나 매트리스에 뿌리고 솔질을 하면 얼룩과 때를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린이 장난감을 구매할 때
식품 용기와 마찬가지로 플라스틱 장난감을 구매할 때도 삼각형 마크 안의 숫자가 7인 것은 주의해야 한다. 또한 삼각형 마크의 숫자가 3이나 6인 제품에는 비스페놀A가 함유돼 있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천으로 된 장난감도 안심할 수 없다. 천을 꾸미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색소나 합성 향, 방화 물질 등이 아이 호흡기 등을 통해 체내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나무로 만든 장난감도 화학 처리를 거쳤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화학 처리가 된 제품보다는 유독한 물질을 칠하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유독 화학물질을 피하는 방법 5가지
1 — 가공식품 섭취를 최소화한다.
2 — 되도록 유기농 식품을 섭취한다.
3 — 친환경 플라스틱, 유리, 스테인리스, 도자기로 된 그릇을 사용한다.
4 — 집에서는 세제, 물 이외의 용매가 들어 있는 제품의 사용을 최대한 자제한다.
5 — 화장품, 옷을 구매할 때 화학 성분을 꼼꼼히 확인한다.
3 화장품 속 화학물질 한눈에 알아보는 ‘애플리케이션’
우리 생활 속에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매일 피부에 바르는 화장품에 어떤 화학물질이 들어 있는지 궁금해 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최근에는 화장품별로 사용된 화학물질의 종류와 해당 물질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 등을 알려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애플리케이션 2개를 소개한다. 각각의 어플리케이션은 구글플레이스토어나 아이튠즈 앱스토어에서 검색하면 다운로드 가능하다.
화장품 성분 분석 애플리케이션 ‘화해’
‘화해’는 ‘화장품을 해석하다’라는 문장의 줄임말로 화장품 성분을 분석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국제 환경그룹의 유해성분 기준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개방한 화장품 성분 고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화장품의 모든 성분을 표시하고, 20가지 주의 성분과 알레르기 주의 성분을 알려준다. 자신이 사용하는, 혹은 구매하고자 하는 화장품 제품명을 검색하면 해당 제품에 각각의 피부 타입(지성, 건성, 민감성)에 도움이 되는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수치로 표현해준다. 화장품 가격 정보와 해당 제품에 대한 다른 소비자들의 평가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자신의 피부 타입을 입력하면, 그에 맞는 특이 성분과 기능성 성분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성인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 영유아를 위한 화장품 정보도 담겨 있으며, 연령대별 화장품 순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가 만든 ‘화장품 멘토’
피부과 전문의가 직접 만든 애플리케이션으로 화장품 성분 분석과 더불어 피부과 전문의가 진료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들은 질문 등에 대해 칼럼 형식으로 답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화장품 제품을 상세 검색하면 안전성, 알러지성, 효과 성분을 분석해준다. 각각의 항목을 작은 아이콘으로 표시해 한눈에 화장품 성분을 알아볼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화장품 제품에 대해 성분 분석 요청을 할 수도 있다. 화해 앱과 마찬가지로 화장품 제품별로 사용자들의 후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또한 화학성분에 대한 용어 사전이 마련돼 있으며, 평소 화장품이나 피부에 대한 궁금증에 대해 질문을 남기면 전문의의 답변을 들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