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자각 어려운 녹내장, 시야 좁아졌다면 회복 어려울 수도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2/14 11:29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면서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녹내장의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안구 내 안압상승,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 이상에 따른 허혈성 손상 등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주로 노화가 시작되는 40대 이상, 고도근시가 있거나 가족 중 녹내장이 있는 사람 그리고 전신성 질환이 있었던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할 수 없으므로 녹내장은 초기에 진단해 진행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 환자는 2012년 583,372명에서 2016년 767,342명으로 최근 5년 새 35% 이상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분류해보면 녹내장 발병률이 높은 40대부터 30% 이상 큰 폭으로 증가하였으며, 20~30대 젊은 연령층에서도 총 16.4%나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은 노안이 시작되는 40대 이상부터 늘어나기 시작하는데, 노안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눈의 조절력이 떨어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는 상태이며 이때 노인성안과질환(녹내장, 백내장, 황반변성 등)이 함께 발병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최근에는 스마트 폰이나 컴퓨터 등의 사용량 증가로 노안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대가 30~40대로 점차 낮아지고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녹내장 관리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지난해 대한안과학회지에 발표된 ‘녹내장의 진단 경로’ 연구에 따르면 녹내장 진단을 받게 되는 가장 흔한 경로는 안과에서 우연히 발견한 경우 74.2%, 건강검진에서 발견한 경우 12.4%, 녹내장 관련 증상으로 발견한 경우 11.8%, 가족력으로 발견한 경우 1.7%의 분포로 관련 증상과 무관하게 안과진료나 건강검진을 통해 우연히 녹내장을 진단 받은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의 연구결과에서도 녹내장은 관련 증상과 무관하게 발견된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결과 응답자 중 60.7%가 건강검진, 시력교정술 사전검사, 다른 안질환 치료 중 그리고 가족력을 통해 녹내장을 진단받았다고 응답했다. 누네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이소연원장은 “녹내장은 초기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적당한 치료시기를 놓치기 쉬우며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가 주변시야가 좁아져 답답함을 느낄 때는 이미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이므로 안과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더욱이 20~30대 젊은 층의 고도근시 환자 중 녹내장이 발생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컴퓨터 작업 등 근거리 작업이 많은 직장인이라면 검진 항목에 안저검사와 안압검사를 추가하여 진행하기를 권한다. 40대 이상의 연령대라면 근거리작업을 많이 하지 않는 경우라도 눈검사를 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만일 건강검진에서 녹내장 의증을 진단 받았다면, 즉시 근방의 안과전문병원 등을 방문하여 녹내장 정밀검진(안압검사, 안저검사, 시야검사, 시신경 섬유층 촬영 등)을 통해 진행 정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치료해야 시신경 손상을 늦출 수 있다.
녹내장의 주된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것이다. 먼저 안압하강제를 통해 안압을 관리 한 후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레이저치료(선택적 레이저 섬유주 성형술, 레이저 홍채 절개술)와 수술치료(섬유주절제술, 방수유출장치삽입술 등) 등을 시행하게 된다. 안압하강제는 안과 전문의에게 처방 받은 안약의 종류와 순서에 맞게 점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소연 원장은 “녹내장은 안압하강제 점안도 중요하지만 평소 생활습관을 통해 안압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이고, 엎드리거나 물구나무를 서는 것과 같은 자세를 취하거나, 무거운 물건을 드는 등의 행동을 하는 것은 안압 상승을 유발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틈틈이 가벼운 산책을 하는 것도 녹내장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