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부 김모(55)씨는 수시로 요의를 느껴서 하루에 화장실만 10번을 간다. 사실 김 씨가 더욱 괴로운 건 설겆이를 할 때다. 설겆이를 하려고 물을 틀면, 물 흐르는 소리에도 소변이 마려워서 화장실을 가고 싶다. 불편한 건 물론이고 가끔 소변이 속옷에 묻어서 위생까지 염려된다.
김 씨는 전형적인 과민성 방광 환자이다. 과민성 방광은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방광이 예민해진 질환이다. 하루에 8번 이상 소변을 보는 빈뇨와 참을 수 없는 배뇨감이 나타나는 요절박, 자다가도 소변 때문에 깨게 되는 야간뇨, 화장실에 가다 소변이 새는 절박성 요실금 증상 등이 동반된다. 추운 날씨로 인해 방광 근육이 수축되는 요즘같은 겨울철에 더욱 증상이 심해진다. 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과민성 방광 유병률은 12.2%로, 국내 성인 10명 중 1명이 이 질환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별에 따른 유병률은 여성 14.3%, 남성 10.0%로, 여성의 유병률이 좀 더 높았다. 그러나 전체 과민성 방광 환자 중 병원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과민성 방광은 전문 치료와 함께 생활습관 개선하면 충분히 개선이 가능하다. 따라서 참을 수 없을 정도의 배뇨감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과민성 방광 진단을 위해 비뇨기과를 가는 것이 좋다. 다만 과민성 방광은 방광염과 혼돈이 쉽다. 방광염에서도 빈뇨, 요절박, 야간 빈뇨, 잔뇨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 방광염은 소변을 볼 때 요도가 찌릿하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증상이 동반된다. 반면 과민성 방광은 통증 없이 소변만 자주 마렵거나 잔뇨감이 수 주 이상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과민성 방광은 일차적으로 약물치료와 행동치료를 시행한 뒤 부작용이 있거나 치료 효과가 미진할 경우, 수술, 주사치료 등을 이차적으로 고려한다. 다만 이들 치료는 평소 배뇨습관이 개선되지 않으면 치료 효과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없으므로 생활습관 개선을 포함한 행동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 방광은 장기적으로 치료를 이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효과가 나타났다고 치료를 소홀히 하거나 중단하면 재발하거나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자의적으로 치료 중단 여부를 판단하지 말고 비뇨기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과민성 방광 관리법
1. 수분 섭취는 적절히 하루 1.5-1.8 리터 내외(체중 60 kg 성인 기준)로 하고, 야간 빈뇨가 있다면 잠자기 4시간 전부터 수분 섭취를 제한한다.
2. 커피, 탄산음료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삼간다.
3. 3~4시간 간격으로 배뇨하는 습관을 기르고, 갑자기 소변이 참기 어려울 땐 최대한 참아본 뒤 천천히 배뇨한다.
4. 규칙적으로 골반 수축 운동을 시행한다.5. 배뇨 습관을 평가할 수 있도록 배뇨 일기를 작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