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정보

오십견·동결견·유착성관절낭염·유착성피막염… 다 같은 말이라고?

글 안지현(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

알쏭달쏭 의학용어

47세 남성 오씨는 몇 주 전부터 왼쪽 어깨가 아프기 시작했다. 밤이면 더 욱신거려 잠들지 못했고, 진통제를 먹어가며 버텼다. 더 큰 문제는 팔을 들기 어려운 데 있었다. 병원에 가서 검사해보니 의사는 ‘유착성관절낭염’이라고 설명했다. 유착성관절낭염이 뭔지 묻는 오씨에게 의사는 “쉽게 말해 오십견”이라고 덧붙였다. 주변의 친구에게 자신이 오십견이라고 한탄하자, 친구는 “유착성관절낭염은 동결견 아니냐”라고 질문했다. 오씨는 자신의 병명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몰라 당황스럽기만 하다.

중년 이후 어깨가 아프고 팔을 움직이기 어려운 병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이 오십견이다. 오십견이란 말은 잘 알려졌지만, 의사들이 정확한 진단명으로 쓰지 않는다. ‘50대에 어깨에 잘 생기는 질병’이란 뜻으로 일본에서 이름 붙여진 것인데, 우리나라에도 널리 퍼지게 됐다.

오십견(五十肩)은 진단명 아니라, 증상 일컫는 말

오십견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쉽지만, 오해를 사기도 쉽다. 먼저 오십견이 꼭 50대에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오십견 증상은 40대부터 생기기 시작해 50대 중반에 가장 많이 생긴다. 드물지만 30대에도 시작될 수 있다.

또한 50대에 어깨가 아프다고 해서 모두 오십견은 아니다.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 어깨관절염, 어깨 불안정성, 이두박근 파열 등 어깨관절 주위의 뼈, 근육, 힘줄, 인대에 생긴 병일수 있다. 또한 신경이나 혈관 문제로 어깨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어깨통증이 있으면 엑스레이, 초음파, 자기공명영상(MRI) 등 다양한 검사를 한다. 심지어 어깨가 통증의 원인이 아닐 때도 있다. 목에서 내려오는 신경에 문제가 생기거나, 심장으로 가는 혈관인 관상동맥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심근경색증에서도 어깨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중년에 어깨가아프다고 해서 무조건 오십견은 아닌 것이다.

오십견을 영어권에서는 ‘frozen shoulder’라고 한다. 우리말로 옮기면 ‘동결견’이란 뜻이다.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불편한 증상이 생겨서다. 오십견 또는 동결견이라고 불리는 증상의 정확한 의학용어는 ‘유착성관절낭염(adhesive capsulitis)’ 또는 ‘유착성피막염’이다. 어깨관절의 가장 안쪽을 얇고 넓게 싸는 관절낭이 있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주위의 힘줄 또는 인대가 들러붙어 통증이 생기고 팔을 들기 힘들어진다.

관절낭에 염증이 왜 생기는지는 아직 잘 모른다. 다만 당뇨병, 갑상선질환, 뇌졸중, 유방암, 자가면역질환 환자 등에서 더 잘 생긴다고 알려졌다. 특히 당뇨병 환자의 10~20%에서 생길수 있다. 어깨 주위를 다쳐 오랜 기간 팔을 움직이지 않아도 생길 수 있다.

유착성관절낭염은 평소 잘 안 쓰는 어깨 쪽에 조금 더 잘 생기고, 남성보다 여성 환자가 많은 편이다. 인구의 2~5%는 살면서 이 병으로 고생하고, 6~17%는 증상이 나타난 지 5년내 반대쪽 어깨에도 증상이 생긴다.

통증이 심하고 팔을 움직이기 어려워 빗질이나 옷입기 같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아 치료하는 게 좋다. 스트레칭, 도수치료를 포함한 물리치료, 통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진통제, 핫팩, 초음파를 이용한 온열치료, 어깨 부위 주사치료, 수술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치료한다.




이미지

안지현 중앙대학교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내과 과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검진의학회와 대한노인의학회에서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건강검진 사용설명서》,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다수의 책을 집필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