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전문의 칼럼]무릎 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수술 없이 통증 줄이는 주사 나와

이미지

서울 강남 우리들병원 은상수 학술부원장

국내 제약회사에서 19년간 연구해서 개발한 무릎 관절염 주사가 출시 되었다. 작년 해외 연골 재생 학회에 참석해서 유전자 주사 치료 결과에 대한 발표를 들으며 국내 업체의 신약으로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제서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유전자 조작을 한 연골세포를 무릎에 주사 하면 관절염이 진행되는 악순환을 막고 통증을 감소시키는 원리이다. 수술 없이 단순 주사로 지긋지긋한 무릎 통증이 줄어든다니 고생을 많이 한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일 것이다.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도 궁금한데 기존 약물 등 치료에서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도 10명중 8명 이상이 치료 효과를 보았다 하고 공식적으로는 2년간 무릎 통증이 감소 된다고 한다. 발표되진 않았지만 4년간 추적 관찰 중인 환자들에서도 통증 감소 효과가 유지됨을 확인했다고 한다. 유전자 주사는 관절염 3기 환자에게 놓을 수 있는데, 수술을 원하지 않거나 약물 및 다른 주사 치료에 효과를 보지 못했던 환자군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생긴 것이다. 적지 않은 가격에 치료를 망설이는 환자들도 있다. 하지만 국내 다른 회사가 개발한 줄기 세포를 이용한 수술 비용은 더 고가이지만 좋은 연구 결과가 발표되어 매달 꾸준히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한다. 이를 보면 환자들에게는 비용보다도 확실한 효과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유전자 주사 치료가 가능한 첫날에 제주도에서 환자분이 오셨다. 비용이 비싸도 10여년 간 무릎 통증으로 고생했기에 건강은 돈과 비교할 것이 못 된다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하신다. 병원에 연수를 와 있는 대만 의사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다. 인터넷으로 유전자 주사에 대한 기사를 보았고 수술적 치료를 대신할 수 있다면 매력적이라며 대만에서도 쓸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하는 것을 보니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겠다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 FDA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의 연구를 시작하는데 여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보인다면 전 세계 관절염 치료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 Game Changer’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근래 국내 제약회사들의 개발한 신약들이 해외 수출 등 성과를 보이며 우리나라의 새로운 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데 새로운 무릎 관절염 유전자 주사가 제약 한류를 일으킬지 주목해봐도 좋을 것 같다.

고령화 시대에 관절염 환자는 늘어가는데 모두가 수술적 치료를 받을 수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의 치료는 시간과 싸우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노화를 막을 순 없기에 관절염 치료는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수술을 잘 해도, 몇 백만 원짜리 주사를 맞아도 체중을 빼지 않고 허벅지 근력을 키우지 않는다면 관절염은 또 나빠진다. 대다수의 무릎 관절염 환자들은 아프니까 걷지 않고, 체중은 늘고, 근육이 약해져서 관절염이 급속도로 나빠지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유전자 주사가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새로운 방법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세월 앞에 장사는 없지만, 발전하는 기술이 세월을 잡는 날도 오지 않을까?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