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뉴트리션

[조홍근의 푸드테라피] 균형 잡힌 채식

글 조홍근(내과 전문의) | 사진 셔터스톡

채식은 일반적으로 고기를 거부하고 식물로부터 나온 음식만을 먹는 식사 또는 삶의 방식이다. 세부적으로는 땅과 하늘, 물에서 나는 고기만 거부하는 방식도 있고, 우유·달걀은 물론 꿀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도 있다.




이미지

채식의 종교적·역사적 기원

삶의 방식으로서의 채식은 인도와 지중해 연안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기원전 6세기경에 불교와 자이나교는 다른 생명에 대해 위해를 주는 것을 금지한다. 물론 당시 불교의 출가자들은 걸식을 기본으로 했기에, 시주가 공양하는 음식에 대해서는 본인이 선택할 수 없었다. 단지 자신을 위한 의도적인 살생은 금지되었다. 자이나교는 더 엄격해서 의도 없이 죽이는 살생에 대해서도 죄로 보았기에 풀밭을 걸을 때도 벌레를 밟을까 걱정했고, 농사 지을 때는 실수로 입안으로 들어온 벌레를 죽이지 않기 위해 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을 정도였다. 이런 이유로 자이나교 신도들은 상업에 종사한 사람이 많았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수학자로 유명한 그리스의 피타고라스는 윤회론에 근거해서 모든 생물은 친척관계이므로 동물을 학대하지 말고 죽이거나 먹지말라고 했다. 플라톤과 에피쿠루스나 플루타크 같은 후세의 철학자들도 우주의 조화로운 질서라는 개념을 근거로 동물을 죽이는 희생제와 육식을 비판하고 육식 금지를 주장했다. 일부 기독교 종파에서도 육식을 탐욕스럽고 경건하지 못한 습관으로 보고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수피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슬람교는 채식에 대해 적대적이었다고 한다.

인본주의와 계몽주의가 꽃을 피우는근대 유럽에서 채식주의는 다시 부활한다. 일부 기독교 종파에서는 채식을 경건하고 무욕한 삶의 방식으로 선택하기도 했다. 계몽주의 철학자 볼테르나 영국의 시인 셸리, 미국의 시인 데이비드 소로는 채식주의를 옹호하거나 스스로 그런 삶을 살았다. 영국의 공리주의 철학자 제레미 벤담은 채식주의에서도 큰 획을 그은 인물인데, 그는 동물의 고통이 사람의 고통보다 더 가볍게 취급받을 이유는 없으며, 동물에 대한 학대는 인종차별과 동급의 악행이라고 주장했다.

20세기 후반에 와서 채식주의가 크게 부흥하는데, 호주의 철학자 피터 싱거는 육식이 부도덕하고 동물에게도 생존의 권리가 있다는 ‘동물권리’라는 개념을 발전시킨다. 육식뿐만 아니라 전통적으로 동물을 이용한 동물노동 등에 대해서도 반성을 촉구했는데, 그 결과 철학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걸쳐 채식과 동물권리에 대한 뜨거운 찬반 논쟁을 촉발시키고 있다.

채식의 영양학적 측면

채식의 윤리적·철학적 면에 대해 동의하는 사람들도 채식의 건강성에 대한 의문을 품는 경우가 많다. 채식만 하면 인체에 필요한 영양분을 다 채워줄 수 있을까? 다른 병에 걸리지 않을까? 채식으로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을까 등의 회의론이 많다. 다행히 채식이 발전하면서 여러 조리법이 발달해서 영양적인 불균형은 많이 해소되고 있다. 고기에만 많을 것 같던 철분이나 필수 아미노산은 대두콩에 충분하기 때문에 아직 불충분하지만 콩으로 고기 맛이 나는 콩고기도 만들어지고 있다. 거의 동물에게만 있고 조혈기능에 필수적인 비타민B12는 합성비타민 강화나 발효기법을 통해 채식으로 섭취하는 방법이 있다. 최근에 미국심장협회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심장 건강에 좋은 음식 또는 식사 형태로 올리브오일, 블루베리 등의 베리류, 견과류, 녹색잎 채소 그리고 채식 기반의 단백질을 권하고 있다. 이른바 ‘균형 잡힌 채식’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곡류 위주의 단순 탄수화물 식사가 온전한 채식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끔 자신은 거의 채식을 하는데 왜 고지혈증과 당뇨병이 생기느냐 하는 사람이 있는데, 식습관을 분석해보면 백미, 간식 빵, 국수, 과자 위주의 단순 탄수화물 음식만 많이 먹는 것으로 드러난다.

여러 가지 연구를 보면 동물성단백질보다 식물성단백질 위주로 섭취한 사람이 더 건강했다. 쉽게 말해 채식 위주 식사를 한 사람들이었다.

채식이 건강에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견과류부터 보자. 견과류는 아주 많은 단백질과 질 좋은 지방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칼로리도 높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견과류로 다른 음식을 대체하면 뱃살이 중심이 된 대사증후군이 좋아지고 심장병도 예방된다. 아마 견과류가 식욕을 감소시켜 주고 소화도 천천히 되기 때문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견과류는 동물성 단백질과 지방을 대체할수 있는 좋은 대안이기도 하다.

녹색잎 채소는 심장병과 암 발생을 예방한다. 녹색잎 채소에는 무기질산염(NO3)이 풍부한데, 침에 있는 박테리아에 의해 아질산염(NO2)이 되고 위산에 의해 일산화질소(NO)가 된다. 일산화질소는 이름은 나쁘게 들리지만, 사실 우리 몸에서 혈관확장 작용을 하는 중요한 물질이다. 일부 협심증약과 발기부전치료제는 바로 이 일산화질소를 강화시켜줌으로써 약효를 나타낸다.

그러나 이런 효과는 2일밖에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해 매일 채소를 먹는 것이 좋다. 가끔 인터넷을 보면 녹색 채소에 질산염이 많아 체내에 들어와 발암물질 등의 독이 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이다.
채소에는 또한 항산화·항염증 작용을 하는 물질이 많아 암 발생과 심장병 질환 예방에 좋다. 단, 많이 진행된 신장병 환자는 조심해야 한다.

건강하고 윤리적인 식사법

아직 논란은 있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가장 건강한 사람들은 가공이 덜 된 다양한 음식을 먹고, 지방을 많이 먹지 않고,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고 적당하고 규칙적인 운동을 하고, 가족과 친구와 사이가 좋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사는 사람들이었다. 영양학적으로 채식은 그렇게 문제가 없고 오히려 과도한 육식보다 건강에 좋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방식이다. 필자도 죽임을 당하는 동물이 불쌍하고 너무 낭비적인 육식 시스템을 바꾸는 데 일조하려고 채식을 해본 적이 있는데, 다른 사람 만나서 같이 식사하기도 힘들고 채식만 하는 식당을 찾아가기도 힘들어서 1년을 채우고 포기했다. 다양한 삶의 양식이 공존하는 건강한 사회를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산모나 어린아이를 제외하고는 채식은 영양학적으로 문제가 없고 오히려 잘 하면 이점도 많기 때문에, 채식을 하고 있거나 결심한 사람은 계속 그렇게 하면 될 것 같다.

완전 채식이 힘든 사람들은 건강을 위해서 고기 먹는 양과 횟수를 지금보다 조금 줄이는 것을 권고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채식이든 아니든, 조금 적게 먹고 만족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인데, 그런 삶의 방식이 의학적·윤리적으로도 건강한 모습이다.




 



이미지

조홍근 당뇨와 혈관질환의 전문가로 예방과 치료에 전념하고 있는 내과 전문의. 주요 매체에 정기적으로 칼럼을 게재하며, 의사는 물론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블로그와 페이스북에 정기적으로 질환의 메커니즘을 쉽게 풀어 쓰는 글을 쓰고 있다. 《죽상동맥경화증과 지질대사》, 《대사증후군》, 《내몸 건강 설명서》 등의 저서가 있다.




�좎럡��댆洹⑥삕�좎럩�뺧옙醫롫윪占쎈틶�앾옙�덇덱�좎럥踰⑨옙�낅꽞�얜�援� �좎럩伊숋옙�쎌삕占쏙옙�뺝뜝�숈삕占쎌슜�삼옙醫묒삕 �좎럩伊숋옙�논렭占쎈뿭�뺧옙�얠삕占쎈뿭�뺝뜝�꾪돫�닿엥�앾옙��ぃ�좎룞��

�좎럩伊숋옙�논렭占쎈뿭�뺝뜝�숈삕占쎈뿭�뺝뜝�덈걦藥뀐옙�숅넫濡レ쑅�좎럥踰⑨옙�뗭삕�좎럩援꿨$源띿삕�좎럥�꾬옙�㏓쐻占쎈슣履e뜝�숈삕 �좎럩伊숋옙�논렭占쎈뿭�뺝뜝�덈쾴壤쏅씢�앾옙�뉙꼥�좎럥�띰옙�얠삕占쎈뜆援뀐옙醫롫윪占쎌뮋�숋옙�깆굲占썬꺂理먲옙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