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여성 건강
‘요실금’은 중장년층 여성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증상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요실금은 적절한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면 완치가 가능하다. 특히 진단 과정에서 기침할 때 소변이 나오는 복압성요실금, 참지 못할 정도의 요의가 느껴지는 절박성요실금 등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면 더 효과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 다양한 요실금과 각각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나라 여성 10명 중 4명은 ‘요실금’
우리나라에서 요실금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해 기준 13만2035명에 달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 중 90% 이상이 여성이다.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찾지 않는 사람까지 더하면, 실제 환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중년 이후 여성의 요실금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최소 30%에서 6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 여성의 요실금 유병률은 41.2%에 달한다(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요실금, 원인·증상 각양각색
여성에게 요실금이 생기는 원인은 방광이나 요도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방광은 소변의 저장과 배출을 담당하는 속이 빈 주머니 같은 근육기관이다. 요도는 방광에 모인 소변이 배출되는 관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요실금이 많은 이유는 남성보다 짧은 요도와 출산 등으로 골반이 처지는 등 요도나 방광 기능이 약해지기 쉬워서다.
요실금은 방광이나 요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와 증상 양상에 따라 복압성·절박성·복합성의 세 가지 종류로 나뉜다. 복압성이 가장 흔한 형태의 요실금인데 국내의 요실금 환자 중 55.5%가 해당된다. 그다음이 복합성요실금으로 36.1%를 차지하고, 절박성요실금 환자는 7.5% 정도로 알려져 있다(대한배뇨장애요실금학회).
1 복압성요실금
복압성요실금은 가장 흔한 형태의 요실금이다. 웃거나 재채기·뜀뛰기할 때, 또는 빨리 걸을 때 등 배의 압력이 증가할 때 소변이 나오는 것이 특징이다. 증상이 심하면, 천천히 걷거나 앉아 있는 상태에서도 소변이 나온다.
WHY?
정상적인 방광과 요도는 견고한 골반근육에 의해 지탱돼 배에 압력이 가해져도 요실금이 생기지 않는다. 그런데 이 골반근육이 약해져 밑으로 처지거나 요도 자체의 기능 문제로 소변 나오는 길을 닫는 능력이 떨어지면 복압성요실금이 생긴다. 반복적인 임신과 출산, 폐경, 비만 등이 위험 요인이며, 천식 등 기침을 자주 하는 사람이나 자궁적출술 등 골반 부위를 수술한 사람에게 생기기도 한다.
2 절박성요실금
절박성요실금은 소변이 마려운 느낌이 있고, 이를 참을 수 없어 화장실에 가는 도중이나 미처 속옷을 내리기도 전에 소변이 나오는 증상이다. 증상이 생기는 순간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
WHY?
절박성요실금은 방광에 소변이 충분히 차지 않았는데도 방광이 저절로 수축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방광염이나 신경질환, 방광출구폐색 같은 질병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다른 질병이 동반되지 않은 채 단순히 방광 근육 주위 신경이 과민해져 생기는 경우도 많다.
3 복합성요실금
일반적으로 복압성요실금 환자의 약 30%는 절박성요실금 증상이 동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두 종류의 증상이 동반된 환자에게는 한 가지 종류의 요실금 환자에 비해 요절박(강하고 갑작스런 요의를 느끼며 소변이 마려우면 참을 수 없는 증상) 강도가 심하고 요실금 횟수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압성요실금’은 수술, 절박성은 운동요법이 먼저
요실금은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모든 경우에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증상이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복합성의 경우에는 복압성이나 절박성 등 증상 각각에 맞는 치료법이 사용된다.
복압성요실금
복압성요실금은 수술로 완치할 수 있다. 물론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골반 근
육을 강화하는 ‘케겔운동’(요도에 힘을 줬다 빼기를 반복하는 방식, 소변을 끊듯 힘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이나 음부신경을 자극해 요도 괄약근을 강화하는 전기자극치료 등 비수술적 치료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술은 테이프수술 요법(TOT)이 대표적이다. 이 수술은 갑작스런 기침이나 재채기로 인해 압력을 받을 때 요도 부위를 지탱시켜 주고, 요도를 닫히게 해 소변이 나오는 것을 막는 테이프를 삽입하는 데 완치율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박성요실금
절박성요실금은 무리하게 수술하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방광신경등 미세한 부위에 문제인 경우가 많아서다. 따라서 절박성요실금의 1차적인 치료법은 약물과 행동치료다.
약물요법에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나 교감신경촉진제 등 방광 내 압력을 감소시키는 약물이 주로 사용된다. 특히 약물치료는 최소 6주 이상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스스로 복용을 중단하면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복용기간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행동치료에는 방광 훈련법으로 배뇨일지를 작성하고, 1시간이나 2시간마다 규칙적으로 배뇨하는 계획적 배뇨법이 실시된다. 이와 함께 케겔운동 등 골반근육운동 등도 도움이 된다.
정확한 요실금 진단법은?
증상이나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요실금 치료는 정확한 진단이 선행되어야 한다. 보통 배뇨일지로 배뇨습관을 체크 하고, 소변검사나 신체검사 등 일반적인 검사가 실시된다. 특히 자신의 증상을 설명하는 병력청취가 중요한데, 요실금 증상이 어떤 때 나타나고 심해지는지 등을 파악해 복압성인지 절박성인지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더 정확한 검진법은 ‘요역동학검사’다. 요역동학검사는 소변을 완전히 비운 환자의 요도에 카테터(관)를 넣은 후 물을 주입해 환자의 소변이 차오르는 느낌과 소변을 보기까지의 과정을 정밀하게 파악한다. 검사시간은 40~50분 정도가 소요된다.
보통 증상이 경미한 요실금의 경우에는 굳이 요역동학검사 없이 기본 검사로 진단 후 치료를 시작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해 수술을 고려해야 할 때는 요역동학검사로 정확한 진단을 해야 한다. 테이프 수술 요법은 요역동학검사를 받아야 수술비용이 보험 적용돼, 환자 부담금이 50%로 낮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