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11일은 대한안과학회에서 정한 눈의 날이다. 학회에서는 숫자 '11'이 웃는 눈 모양을 닮아, 매일 사용하는 눈을 하루 쯤은 관심을 가지고 점검해야 한다는 이유에서 11일을 눈의 날로 지정했다. 눈 건강은 누구에게나 중요하지만, 특히 40~50대 중년은 본격적으로 눈이 노화하고 각종 만성질환 등으로 안구 질환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눈 점검에 신경써야 한다. 전문가들은 40~50대가 주의해야 할 눈 질환으로 '백내장'을 지목한다. 백내장은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자기기의 사용이 보편화되고, 야외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면서 40~50대도 주의해야 할 질환이 됐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12년 12만 명이었던 50대 이하 백내장 환자수가 지난해 약 14만 명으로 늘었다.
백내장은 우리 눈에서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저엧가 뿌옇고 딱딱하게 굳는 질환이다. 빛이 수정체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 백내장 초기에는 눈이 침침하고 빛과 사물이 퍼져 보인다. 또한 안개가 낀 것처럼 시야가 희미하고 눈이 부셔서 눈 앞의 글자와 사물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기도 한다. 백내장 말기에는 동공이 흰색으로 변하고, 이를 방치하면 녹내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수술을 받아야 백내장으로 인한 실명 등을 막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40~50대의 경우 백내장 수술을 할 때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고 설명한다. 수술 후 활발한 사회활동을 위해 시력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수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수술 전 난시 여부를 정확하게 검사해야 한다. 백내장 수술은 각막을 2.2~2.8mm 정도 절개한 뒤 혼탁해진 수정체를 인공수정체로 교체한다. 수술 과정에서 각막을 절개할 때 난시축을 고려하지 않으면 각막의 인장력(안구모양을 유지하는 힘)이 달라지면서 각막이 마치 럭비공처럼 찌그러져 난시가 새로 생기거나 악화될 수 있다. 수술 과정에서 '평형염액'을 사용하는지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백내장 수술 중에는 수정체 전방에 점탄물질을 넣어 내피세포를 보호한다. 그런데 수술 후 점탄물질이 눈 속에 남아있으면 안압이 상승하는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안방수(안구 내 영양을 공급하는 액체)와 가장 흡사한 평형염액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온누리스마일안과 김부기 원장(안과전문의)은 "백내장은 일단 발생하면 약물치료로 병의 진행을 늦춰도 결국에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백내장 예방을 위해 겨울에도 자외선이 심한 낮시간 외출을 할 때는 모자나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눈이 피로하지 않도록 따뜻한 물수건으로 찜질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