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수의 남성클리닉
Q. 서른 살인 저는 결혼을 하려고 하는데 머리카락이 빠져서 우울합니다. 요즘 여친과의 사이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성관계를 가져도 느낌이 별로 없어요. 성관계를 하고싶은 생각도 없고 사랑을 나누는 방법을 잊어버린 것이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먹는 탈모치료제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하네요. 프로페시아를 2년 전부터 복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만나는 여성에게 탈모치료제를 복용한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약을 끊으려 하니 머리카락이 한 움큼씩 빠져나가 대머리가 될까 두렵습니다. 약을 끊지 않고 잠자리를 강화시킬 좋은 방법이 없나요?

시중에 나와 있는 탈모치료제는 미국 MSD사가 개발한 ‘프로페시아’와 GSK사의 ‘아보다트’가 있습니다. 각각의 성분은 피나스테리드(Finasteride)와 두타스테리드(Dutasteride)이며 특허 기간이 만료되어 복제약이 나오고 있습니다. 1997년에 나온 프로페시아는 전립선비대증치료제로 미국 FDA의 승인을 얻었습니다. 부작용으로 모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효과가 밝혀지면서 대표적인 탈모치료제로 자리 잡았습니다. 본 병원에는 주로 전립선비대증약으로 처방하지만 탈모치료제로 처방받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겐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약을 5mg 쓰지만 모발약으로는1mg을 사용합니다. 탈모는 두피 내에 존재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5알파-환원효소를 만나면 탈모를 유발하는 DHT로 변합니다. 5알파-환원효소를 억제하면 DHT 생성을 적게 하고 탈모를 막아주게 됩니다. 경구용 약들은 효소를 억제하는 작용이 있어 약으로 쓰입니다.
사용상 주의점에는 남성호르몬 억제에 따른 부작용으로 성욕감퇴, 발기부전, 사정장애 등이 있으며 최근에는 우울한 기분, 우울증과 자살 생각을 포함한 기분 변형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만일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고 느낀다면 피나스테리드에 의한 치료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도록 합니다. 탈모 치료는 샴푸, 바르는 약, 먹는 약 등이 있으며 심각한 경우에는 모발이식수술이 시행되고 있습니다. 모발이식의 경우 성공률이 높아 만족도가 높습니다. 경미한 경우에는 샴푸 및 바르는 약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문의하신 분은 연령으로 보아 약물에 의한 성기능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발기부전 치료 약물의 사용은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일단 탈모치료제를 끊고 전문가와 상담한 뒤에 복용을 지속할 것인지 다른 치료를 병행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의원 원장. 비뇨기과학회 서울시 지회장과 사단법인 열린의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화여대병원·연세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