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몰카 촬영, 호기심 아닌 '관음증'… 영상 보는 것도 문제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억압된 성적 욕구 몰카로 해소해… 영상 보는 걸로 시작해 촬영까지
청소년기 몰카 반복적 노출 주의… 충동 줄이는 약물·인지 치료해야

직장인 황모(35)씨는 얼마전 지하철에서 휴대전화로 자신의 앞에 서있던 여성의 치마 속을 촬영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황씨는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성들이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는 몰카(몰래 카메라) 영상을 보게 됐고, 성인이 돼서도 밤마다 관련 사진을 찾아보곤 했다. 그러던 중 황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은 사진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몰카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황씨는 "몰카가 범죄고, 들키면 처벌받는다는 사실이 머릿속에 맴돌지만 사진을 소유하고 싶다는 욕구를 참지 못하고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다. 결국 황씨는 벌금과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 명령을 받았으며, 직장에서도 쫓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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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신체 부위를 카메라로 몰래 촬영하는 행위는 성도착증의 일종인 ‘관음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몰카 범죄, 5년 새 3배 늘어

대한민국이 일명 '몰카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몰카 범죄는 화장실, 지하철, 수영장 등 장소를 불문하고 발생해 국민들에게 '누구든 어디서나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심어주고 있다. 몰카 범죄는 2011년 1523건에서 지난해 5185건으로 약 3.4배로 늘었다(경찰청). 수법도 다양해졌다. 휴대전화 카메라 뿐만 아니라 초소형 카메라를 넥타이핀이나 구두 속에 숨겨 촬영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소형 카메라가 탑재된 드론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이효린 상담팀장은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몰카 범죄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최근에는 얼굴 사진만을 따로 촬영해 음란한 사진에 합성한 뒤 유포하는 등 각종 방법으로 범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몰카, 관음증이 원인… 촬영 충동 조절 못해

전문가들은 몰카를 찍는 행위가 성도착증의 하나인 '관음증(觀淫症)'에서 비롯한 것으로 본다. 관음증은 타인의 신체 부위나 성행위 등을 몰래 관찰하면서 성적 욕구를 해소하는 질환이다.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진표 교수는 "어릴적 잘못된 성적(性的) 억압을 받았거나, 성인기에 정상적인 이성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라며 "선천적으로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져 성적 매력을 느끼는 이성을 봤을 때 충동을 조절하지 못하고 몰카를 찍게 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관음증 같은 성도착증은 18세 이전에 형성돼 20대 중반에 서서히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국경찰연구학회지). 최근 인터넷의 발달로 청소년들이 유해한 영상이나 사진 등에 쉽게 노출되면서, 성적 욕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표출되고 관음증 등 성도착증으로 이어지기 쉬워졌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공정식 교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몰래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 등을 보면서 소극적으로 성욕을 해소하다보면 점차 몰카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약해진다"며 "이후 자신이 직접 몰카 촬영을 하고 이를 인터넷에 게시하면서, 불특정 다수로부터 호응을 받으면 몰카를 다른 사람들에게 만족을 주는 이로운 행위로 인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몰카 근절, 처벌 강화·적극적 치료·교육 필요해

최근 몰카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이를 근절하려는 사회적 움직임이 일고 있다. 정부는 '성폭력범죄자의 성충동 약물치료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의결하며 카메라 등을 이용해 촬영한 사람 중 성도착증을 진단받고 재범 위험이 있는 범인을 화학적 거세(성충동 약물치료)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이효린 상담팀장은 "현재 영상을 촬영하고 최초로 유포한 사람의 경우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며 "온라인을 통한 무분별한 유포를 막기 위해서는 최초 유포자 뿐 아니라 재유포자에 대한 처벌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몰카에 중독돼 이를 통해 성적 쾌감을 추구하는 사람의 경우 기본적으로 장기간의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관음증의 치료는 중독 치료와 마찬가지로 항우울제 등 충동을 줄여주는 약물을 이용하는 치료와 충동 억제를 위한 인지행동 치료를 시행한다. 홍진표 교수는 "인지행동 치료를 3개월 정도 시행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관음증 환자들의 치료 순응도가 낮은 편"이라며 "어릴 때부터 유해한 매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사회적으로 적절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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