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폐렴, 사망원인 증가율 1위… 고령화·항생제 내성이 원인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10/18 06:00
[H story]
한국인 사망원인 4위로 치솟아
면역저하 환자 증가도 원인
치료 빠를수록 사망 위험 줄어
최근 10년 새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무섭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6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2006년 이후 10년간 246.8%가 증가했다. 모든 사망원인 중 증가율 1위다. 다른 사망원인과의 격차도 크다. 사망원인 증가율 2위인 심장질환(41.5%)보다 증가율이 5배, 3위인 폐암(22.5%)보다 10배나 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폐렴은 사망원인 10위였지만 현재는 4위로, 폐렴은 암, 심장질환, 뇌혈관질환 다음으로 흔한 사망원인이 됐다. 중앙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재열 교수는 "인구고령화, 항생제 내성, 항암 치료에 따른 면역저하 환자 증가가 원인"이라고 말했다.
최근 10년 새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이 급증하고 있다. 폐렴은 치료가 늦을수록 사망 위험이 높기 때문에 조기에 치료해야 한다./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폐렴은 노인들에게 치명적인 병이다. 노화가 되면 폐의 기능이 떨어져 폐 속에 병원균이 오래 머물고, 이물질이 폐로 들어가도 밖으로 배출하기 어렵다. 거기에 면역력이 떨어져있어 쉽게 감염이 된다.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는 불과 17년 만에 고령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 14%)에 들어섰다. 미국은 고령사회까지 73년, 일본은 24년이 걸린 것과 비교하면 유례없이 빠른 속도다.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고윤석 교수는 "과거보다 보건 상태가 나아졌지만, 면역력이 저하된 고령자가 급증하면서 폐렴에 의한 사망율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항생제 내성도 폐렴 사망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재열 교수는 "초기 폐렴 치료에는 폐렴 원인균을 알기 힘들어 치료 범위가 넓은 항생제를 쓸 수밖에 없다"며 "불가피하게 적절치 못한 항생제 사용이 늘어나 항생제 내성균이 많아진 것도 폐렴에 의한 사망률은 증가시켰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항암치료 환자, 자가면역질환 환자 등 면역저하자들이 늘어나 폐렴으로 인한 사망율을 증가시키고 있다.
폐렴으로 인한 사망을 피하려면 초기에 폐렴을 빨리 치료해야 한다. 폐렴이 생기면 폐포(공기주머니) 내 염증이 생겨 폐가 망가지는데, 치료가 늦어질수록 호흡곤란과 발열이 심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또한 폐렴 치료가 늦어지면 그만큼 항생제 사용량과 종류가 늘어나 결과적으로 폐렴 내성균의 출현을 증가시킨다. 폐렴 내성균은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기침, 발열, 호흡곤란 등이 2주간 지속되면 폐렴을 의심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료가 늦어져 폐 기능 저하로 체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산소호흡기나 혈액에 직접 산소를 주입하는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 장치까지 동원돼 의료비가 크게 증가한다. 초기 폐렴은 보통 7~10일 간 항생제 치료를 하면 3일 내 호전된다.
☞폐렴
세균 또는 바이러스에 의해 폐 속 폐포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 폐포에 생긴 염증에 의해 호흡곤란과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