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성인 ADHD, 소아와 증상 달라… 업무 실수 잦으면 의심
황인태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9/20 04:30
국내 환자 82만, 치료율 매우 낮아… 우울·불안·충동, 성격 문제로 인식
비만율 2배·난폭운전율 6배 높아… 약물 치료하면 한 달 내 개선 효과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성인ADHD 질환 인지도 조사'에 따르면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82만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 치료율은 0.76%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ADHD 환자의 70%는 청소년기까지 증상이 지속되고, 이 중 50~60%는 성인 ADHD로 진행된다. 즉 ADHD는 성인까지 증상이 지속하는 신경정신질환인 것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일반정신과 이종일 과장(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은 "성인이 되면 어릴 적 ADHD 증상인 과잉행동이 줄어드는데, 이를 완치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인 ADHD는 산만함을 보이는 소아청소년 시기와 다른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단순 성격 문제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성인 ADHD 환자의 80%는 우울, 불안, 충동조절장애 등 정신적 질환을 함께 앓는다. 그러나 성인 ADHD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낮아 우울이나 불안 등 다른 정신적 질환만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불안장애가 있는 성인 ADHD 환자의 경우 소아청소년 ADHD 주요 증상인 과잉행동은 없는 반면 안절부절못하는 불안장애 증상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에 쉽게 불안장애라고 의심한다. 이종일 과장은 "대부분의 성인 ADHD 환자들이 우울증, 알코올 중독, 불안장애, 성격장애 등 동반질환 의심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자신이 ADHD였단 사실을 알게 된다"며 "오랫동안 ADHD가 아닌 다른 정신질환만 치료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시기에 성인 ADHD 치료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 마무리 못하는 성인, ADHD 의심
대표적인 ADHD 진단검사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만든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와 2013년 미국 정신건강의학회에서 발표한 진단통계매뉴얼(DSM-5)이 있다. ASRS는 간단한 자가 진단법으로, 총 6문항 중 4개 이상 해당하면 성인 ADHD 정밀 진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리고 DSM-5는 지난해 8월 건강보험이 적용된 ADHD 치료제 처방 시 필요한 전문적 진단검사다. 성인 ADHD는 치료가 늦어질수록 삶의 여러 문제를 일으키므로, 조기에 증상을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성인 ADHD 환자는 정상인보다 비만율은 약 2배, 이혼율은 3배, 난폭운전율은 약 6배로 높았다.
◇약물치료 한 달 내 개선 효과
성인 ADHD 치료는 약물치료가 우선이다. 일반적으로 성인 ADHD에선 메칠페니데이트(methylphenidate) 계열 치료제가 80~90% 쓰이고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계열은 10% 내외로 사용된다. 이종일 과장은 "약물 치료 후 최대 한 달 내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약물치료로 성인 ADHD 환자의 60~70%가 개선되며, 반응이 더딘 환자군에선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해 증상을 개선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