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혈변'이 보내는 위험신호… 의심해야 할 질병은?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 임다은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7/09/19 14:46
혈변 있으면, 염증·암 일수도
간혹 피가 섞인 대변을 보는 사람이 있다. 이런 혈변을 단순히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겨 방치하면 안 된다. 변 자체에 피가 섞여 있는 것은 대장에 문제가 생겼다는 몸의 신호이기 때문이다. 혈변을 봤을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을 알아본다.
◇염증성 장질환, 방치하면 관절·피부로 염증 옮아
혈변은 염증성 장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염증성 장질환은 입에서 항문에 이르는 소사관 전체에 만성적인 염증이 나는 것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을 합쳐 부르는 말이다. 면역체계가 과다반응해 장내 정상적인 세균을 공격하는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간접적인 원인으로는 육류 위주의 서구화된 식습관 등이 있다. 염증성 장질환이 있으면 극심한 복통과 설사가 수시로 발생한다. 염증으로 인해 손상된 대장 내벽에서 출혈이 일어나 대변에 피가 섞여나오는 혈변을 보는 일이 잦다. 소화가 잘 안 돼 식욕이 줄고 영양 불균형이 생길 위험도 크다. 심한 경우 장 내 염증이 관절·피부로 옮겨가기도 한다.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의 개념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므로 평소 증상이 악화하지 않도록 생활습관을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술·커피·맵고 짠 음식·기름진 음식을 피해야 한다. 유제품과 섬유질은 대변의 양을 늘려 장내 염증을 자극하므로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심하다면 장을 일부 잘라내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설사·변비·잔변감과 함께 오는 혈변은 대장암 의심해야
대장암에 걸려도 혈변을 볼 수 있다. 대장암은 갑상선암과 위암 다음으로 한국인이 많이 걸리는 암으로,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최근 발병률이 증가하는 추세다. 대장암은 특히 유전적 영향을 크게 받아 가족 중 대장암 환자가 있으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대장암의 주요 증상은 설사·변비·잔변감·식욕 부진·소화불량·피로감 등이다. 그러나 이는 암이 아니더라도 흔히 겪는 증상이라 대장암을 의심하기 쉽지 않다. 이로 인해 병이 악화한 후에 병원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 그나마 대장암을 눈치챌 만한 증상이 혈변이다.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대변이 붉은색·검은색을 띄면 암으로 인한 장 출혈이 원인일 수 있다.
이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대장 내시경을 받아야 한다. 또 50세 이상부터는 5년에 한 번씩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는 게 안전하다. 대장암 예방을 위해선 평소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붉은 육류보단 신선한 채소와 과일, 곡류 등 섬유질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는 게 좋다. 비만·음주·흡연·변비도 대장암의 위험요인이므로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