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음이온 마시러 가을엔 숲으로 가요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LIFE 숲과 건강



숲은 다양한 건강 효과를 품고 있다. 날씨가 선선한 가을, 숲에서 건강을 들이마셔 보자. 숲의 건강 효과에 대해 알아봤다.



1. 숲 속의 건강 물질

낮 시간대에 ‘피톤치드’ 최대
피톤치드는 숲 속의 나무와 식물이 해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다양한 휘발성 물질을 통칭한다. 피톤치드는 혈압과 스트레스호르몬 수치를 낮춰주며, 몸의 긴장을 이완시켜 준다. 심폐 기능과 장 기능도 강화시킨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공기 유동이 빨라져 피톤치드 발산 양이 많아지는데, 하루 중 정오 무렵에 방출량이 최대치에 이른다. 따라서 숲길 걷기는 너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보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습도가 높아 공기 유동이 적은 계곡이나 폭포 주위에도 피톤치드가 많다.

개울 근처엔 ‘음이온’ 풍부
숲에는 음이온이 풍부하다. 숲 속 공기 중 음이온(1000~2200개/㎤)은 도시(30~150개/㎤)보다 10배 이상 많다. 음이온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해 몸과 마음을 이완시켜 몸이 개운하고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돕는다. 불면증과 두통을 없애주고, 식욕을 증진시키며, 집중력을 강화하는 효능도 있다. 음이온은 물 분자가 공기와 마찰할 때 주로 생성되기 때문에 숲을 걷다가 물살이 빠른 개울가에 앉아 쉬면 음이온의 건강 효과를 듬뿍 느낄 수 있다.

도시보다 ‘산소’ 2% 많아
숲은 도시보다 산소량도 2%가량 많다. 숲에서 공기를 들이마시면 온몸이 쾌적해지는 느낌을 받고, 숲 속에서 피로를 덜 느끼는 것은 산소가 신체 구석구석의 세포에 충분히 공급되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는 덕분이다. 산림욕하면서 걸을 때 몸에 쌓이는 젖산도 풍부한 산소량 때문에 빠르게 분해돼 배출된다. 따라서 숲길을 걸으면 도시에서 걸을 때보다 덜 피로하다.

피톤치드, 침엽수에서 많이 나와
피톤치드는 활엽수보다 침엽수에서 더 많이 나온다. 피톤치드 함량이 가장 많은 나무는 편백나무다. 우리나라에 흔한 소나무와 잣나무도 피톤치드를 많이 생산한다. 건강에 좋은 음이온도 침엽수 잎을 통과할 때 많이 발생한다.

2. ‘치유의 숲’ 거닐기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 증진을 목적으로, 산림의 다양한 환경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숲이 있다. 바로 ‘치유의 숲’이다. 산림청에서 관리하며, 다양한 산림의 환경 요소를 활용해 산림치유지도사가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전국에 총 8곳이 있다.



1 산음 치유의 숲
경기도 양평군 산음자연휴양림 내에 자리 잡은 산음 치유의 숲은 건강증진센터를 기점으로 계곡과 잣나무가 많다. 낙엽 송림에 둘러싸여 있어서 이를 활용한 스트레스 예방 관리 프로그램 등이 진행된다.

2 장성 치유의 숲
전라남도 장성군 축령산의 장성 치유의 숲에서는 편백나무 숲의 풍부한 피톤치드를 활용한 아토피·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3 청태산 치유의 숲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숲체원 내 청태산 치유의 숲은 잣나무와 낙엽송림을 가로지르는 숲길을 활용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프레스트 힐링센터 1층에는 열치유실, 물치유실, 명상 요가실, 풍욕장이 마련돼 있다. 치유 숲길은 이용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서 경사도와 길이를 고려해 총 11개 중에서 고를 수 있다.

4 잣향기 푸른숲
경기도 가평군에 위치한 잣향기 푸른숲은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했다. 피톤치드가 가득한 잣나무 숲에서는 숲 속 명상, 기체조, 숲길 걷기, 목공 체험 프로그램 등을 체험할 수 있다.

5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
전라남도 장흥군 억불산에 위치한 정남진 편백 치유의 숲은 우드랜드, 편백소금집, 목공예센터와 연계된 산림 체험형 관광 휴양 치유 명소다.

6 민주지산 치유의 숲
충청북도 영동군 민주지산자연휴양림에 자리 잡은 민주지산 치유의 숲에는 체험형 치유시설, 치유숲길, 치유숙소 등이 마련돼 있다.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7 서귀포 치유의 숲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시오름에 위치한 서귀포 치유의 숲은 난대림, 온대림, 한대림 등 다양한 나무가 고루 분포하고 있다. 특히, 평균 수령 60년 이상인 전국 최고의 편백 숲이 자리 잡고 있으며, 헬스케어타운 등 관광·의료산업과 연계한 특색 있는 복합 휴양형 치유 공간이다.

8 대관령 치유의 숲
강원도 강릉 대관령에 있는 대관령 치유의 숲은 소나무로 둘러싸여 있다. 대관령 자연휴양림, 대관령 옛길 등을 방문할 수 있고 직무 스트레스 해소 프로그램, 가족형 치유 프로그램 등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3. 숲이 주는 건강 효과
숲에서는 피톤치드와 음이온, 산소를 많이 들이마실 수 있고, 자연의 소리나 색감이 우리 몸을 이완시켜 주기 때문에 여러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1 면역력 증강
가장 대표적인 게 NK세포 활동이 활발해지는 것이다. 고대안암병원 통합의학센터와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이 유방암 치료 후 회복 단계에 있는 도시 거주 환자 12명을 2주간 숲에 머물게 하며 NK세포의 변화를 살폈더니, 그 수가 숲에 가기 직전 319개/㎣에서 숲생활 1주차에 363개/㎣, 숲생활 2주차에 445개/㎣로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상에 복귀한 뒤에도 NK세포 수는 362개/㎣(복귀 1주차), 372개/㎣(2주차)로 숲에 가기 전보다 많았다. NK세포의 활성도를 보여주는 퍼포린, 그랜자임(NK세포가 일할 때 분비하는 단백질)의 농도도 2배 이상이 됐다. 일본 니혼의과대학 연구팀이 도시 직장인에게 산림욕을 하게 한 뒤 세균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제거하는 자연살해세포(NK세포)의 활성도를 조사한 결과, 산림욕 전 18%에서 산림욕 첫날 21%, 둘째날 26%로 증가했다.

2 스트레스 감소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최환석 교수팀이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34명의 심박변이도를 검사해보니, 평균 심박변이도가 참여 전 30.72ms에서 참여 후 40.29ms로 높아졌다. 심박변이도 상승은 긴장을 풀어주는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됐다는 뜻이다. 숲에서 시간을 보내면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정서적 안정감도 생긴다. 서울백병원은 우울증 환자 63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숲과 병원에서 주 1회 3시간씩 4주간 똑같이 치료했다. 그 결과, 숲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스트레스호르몬 수치가 0.113㎍/dL에서 0.082㎍/dL로 37% 떨어졌으나, 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는 0.125㎍/dL에서 0.132㎍/dL로 증가했다.

3 두뇌 기능 향상
숲은 두뇌 기능을 향상시켜서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서울성모병원 정신과 이창욱 교수팀은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노인 36명을 대상으로 미로찾기 게임과 비슷한 형태인 ‘트레일메이킹테스트’를 시켜보니, 숲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전에는 평균 134.2초에 끝냈지만 참여 후에는 120.6초로 빨라졌다. 피톤치드와 산소를 마셔서 정신이 맑아지고 심리적 안정감을 느끼게 돼 인지기능이 향상된 것이라고 의학자들은 분석한다. 그래서 1주일에 한 번씩만 숲길 따라 등산이나 산책을 해도 뇌기능이 활발하게 유지돼 치매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4. 숲 치유 효과 키우려면
숲의 치유 효과를 제대로 얻기 위해서는 최소 2시간 이상 느린 속도로 걸으면서 삼림욕을 즐기는 게 좋다. 가볍게 뛰어야 호흡량이 많아져서 공기를 많이 마시게 돼 건강 효과가 더 좋을 것이라 오해하기 쉽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천천히 걸으면서 푸른 나뭇잎을 보고 숲 소리를 듣는 것이 건강에 더 좋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여유 있게 걸으면서 풍경을 감상하고 계곡 소리나 바람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뇌의 알파파가 증가해 긍정적이고 차분한 마음을 갖게 된다. 같은 이유로, 숲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 명상만 해도 숲의 치유 효과를 누릴 수 있다.

5. 숲에서 레포츠 즐겨요
숲 속에서 삼림욕 효과는 물론 운동 효과까지 얻을 수 있는 이색 레포츠가 있다.

짚라인(Zipline)
열대우림 지역 원주민의 교통수단에서 착안한 레포츠이다. 나무 두 그루에 와이어를 연결하고, 나무 사이를 줄을 타고 비행하듯 이동한다. 미국, 호주, 유럽 등에서 인기를 끌면서 국내에는 2009년 들어왔다. 비행할 때는 전신을 쭉 펴는 스트레칭이 되며, 짚라인을 타기 위해 이동할 때는 등산 효과를 본다.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는 고소공포증 치료로 이용한다. 단계별로 고도가 낮은 코스부터 높은 코스까지 탈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이어가 지탱하는 무게의 한계 때문에 체중 30kg 이하나 130kg 이상은 탈 수 없다. 경북 문경 불정산 불정자연휴양림에 총길이 1.3km인 9개 코스가 마련돼 있다. 2시간 정도면 모든 코스를 즐길 수 있다. 비용은 1인당 5만원 정도다.
문의 짚라인코리아 홈페이지 www.zipline.co.kr

에코어드벤처(Eco Adventure)
목재, 와이어, 로프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서 나무 사이를 이동하는 레포츠다. 우리나라에는 2008년 도입됐다. 대구를 시작으로 과천, 거제, 완주 등지까지 꾸준히 확산되고 있다. 코스는 6가지 난이도로 나눠져 있어 유아부터 성인까지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다. 평소 사용하지 않는 근육을 쓰게 해 전신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운동 시간은 개인차에 따라 다르지만 한 시간 정도 걸린다. 어른 기준으로 1인당 1만5000원 선이다.
문의 에코어드벤처 홈페이지 www.ecoadven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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