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알레르기 결막염'이라고 하면 황사와 꽃가루가 날리는 봄이나 세균 번식이 활발한 여름에 많이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봄, 여름 보다 가을에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병하는 경우가 훨씬 빈번하다. 운동회, 체험학습, 캠핑, 단풍놀이 등 야외활동이 늘어나면서 눈의 결막이 미세먼지, 황사 등의 이물질에 노출되기 쉽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 정보 분석자료를 살펴보면 지난 2016년 기준 알레르기 결막염 월별 진료 인원은 9월이 31만 명으로 가장 많았다. 8월과 5월, 4월이 뒤를 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110만 3,464명(60.8%)으로 71만 1,702명 (39.6%)인 남성 보다 많았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은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로는 눈에 자극을 줄 수 있는 눈화장, 렌즈, 인조 속눈썹 등의 영향 때문이다”고 말했다. 연령대별로는10세 미만 아동이 전체 환자 중 20.4%(37만 4천명)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30대(13.1%), 40대(12.8%), 50대(12.0%), 20대(11.6%) 순이었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므로 자녀들의 면역력 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을, 알레르기 결막염 주의보
계절성 알레르기 결막염은 공기 중의 먼지, 동물의 비듬, 진드기 등의 알레르겐이 눈의 결막에 닿아 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주로 눈꺼풀의 가려움증, 눈의 화끈거림을 동반한 통증, 결막의 충혈, 눈물 흘림, 눈부심과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 이외에도 결막이 부풀어 오르는 결막부종, 눈꺼풀이 부어 오르는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눈에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가끔 콧속이나 목구멍의 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간혹, 알레르기 결막염의 뻑뻑하고 따가운 증상을 안구건조증으로 오해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누네안과병원 최태훈 원장은 “알레르기 결막염과 안구건조증을 구분하려면 눈의 눈곱, 충혈 상태를 잘 살펴보면 된다"며 "알레르기 결막염은 눈에 충혈이 생기지만 안구건조증은 충혈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알레르기 결막염은 끈적끈적하고 투명한 눈곱이 생기는데 비해, 안구건조증은 실처럼 얇은 형태의 끈적끈적한 눈곱이 아침에만 일시적으로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일으키는 항원 가급적 피해야
알레르기 결막염 환자들은 가려움증 때문에 눈을 자주 비빈다. 눈을 비비게 되면 일시적으로 가려움증이 해소되는 듯하나 도리어 증상이 심해지고, 2차적으로 심한 부종이 유발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알레르기 항원이 손에서 눈으로 직접 전달되어 결막염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최태훈 원장은 “가려움증이 심할 때는 얼음이 든 얇은 수건으로 눈에 냉찜질을 하거나 찬물로 눈 주위를 씻어주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며 “부종이나 충혈 때문에 안대를 사서 착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안대를 자주 갈아주지 않으면 안대 안쪽 면의 거즈가 눈물 및 분비물에 오염돼 2차적인 세균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되도록 안대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으나, 안대를 착용해야만 하는 경우에는 안대를 자주 교체해야 한다.
알레르기 결막염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및 균형 잡힌 식습관, 충분한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을 충분히 보충하는 것이 좋은데, 이를 위해 채소나 과일을 자주 섭취하고 해조류 반찬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종합비타민제를 적정량 복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한편, 가공식품 속 보존제, 발색제 등의 식품첨가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가공식품 섭취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