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여름철 음주, 탈수 악화… 혈액량 줄어 심장 부담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7/19 09:10
독주보다 맥주 1잔, 천천히 마셔야
불볕 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에는 시원한 술 한 잔 생각이 간절하다. 그러나 여름철 음주는 다른 계절에 비해 더 쉽게 취하고 숙취가 오래 남을 수 있다. 특히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철에는 고온다습한 날씨로 인해 땀을 많이 흘려 몸속 수분과 전해질(미네랄)이 부족한 탈수 상태에 빠지기 쉽다. 이런 상태에서 술을 마시면 탈수가 심해진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서 소변을 덜 나오게 하는 항이뇨호르몬(ADH) 분비를 억제해 이뇨작용을 부추겨 소변을 더 자주 보게 하고, 탈수를 더 악화시킨다. 술 자체가 대사되는 과정에서 체내 수분을 소모하기도 한다. 고대구로병원 심장내과 오동주 교수는 "체내 수분이 적은 상태에서는 체내 알코올 농도가 더 급하게 상승하기 때문에 빨리 취하고, 알코올로 인한 건강 피해도 커진다"고 말했다.
또한 체내 수분이 적으면 혈액량이 줄어서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심장은 더 빨리 뛰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여름철 술을 많이 마시고 더운 곳에서 땀을 흘리고 자다가 심장마비가 발생하는 사례가 꽤 있다"고 말했다. 휴가철에 술을 과도하게 마시고 심장병이 발병하는 사례가 많아 의학적으로 '휴일심장증후군'이라는 질병도 있을 정도로 술은 심장에 치명적이다. 전용준 원장은 "심장병 고위험군은 여름철 음주를 자제해야 한다"며 "술을 마시고 가슴 두근거림·흉통·숨가쁨·의식 소실을 경험한 사람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름철에는 숙취도 더 심하다. 땀 배출로 인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부족해지면서 알코올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전용준 원장은 "여름에 술을 마시고 싶다면 소주 같은 독한 술보다는 맥주를 한 잔만 천천히 마시길 권한다"며 "안주는 수분이 풍부한 수박·참외 등 과일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