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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웅 루이피부과의원 원장

며칠 전 양볼이 붉은 20대 여성이 진료실을 찾아왔다. 면접을 앞두고 평소 고민거리였던 안면홍조를 치료하러 왔다고 했다. 그녀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붉게 변하는 양볼 때문에 면접에서 위축되어 보일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지난달에는 50대 남성도 유난히 붉은 코 때문에 자주 음주운전 의혹을 받는다며 병원을 찾아왔다. 이렇듯 안면홍조는 남녀와 연령을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찾아올 수 있는 피부건강의 적신호다.

안면홍조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얼굴과 목 부위의 피부가 갑자기 붉게 변하면서 열감이 나타나는 피부질환이다. 급격한 온도변화, 감정변화, 뜨거운 햇볕, 자극적인 음식 등 다양한 외부 자극에 의해 진피 내 모세혈관이 확장되어 얼굴이 붉어지고, 약 2~4분간 지속된다.

증상이 심한 경우 지속적인 안면 붉음증을 보일 수 있고, 피부가 화끈거리거나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보통 안면홍조는 남성보다 여성에서 많이 나타나지만, 증상이 심각한 안면홍조는 남성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특히 안면홍조는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얼굴에 증상이 나타나고, 본인의 의지로 증상 조절이 어렵기 때문에 환자들은 일상생활이나 대인관계에 있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기도 한다.

지난 달 대한 피부과학회가 조사한 환자 현황에 따르면 국내 안면홍조 환자수는 2014년 이후로 최근 3년간 약 2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안면홍조를 질환으로 인지하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45%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한 환자들은 주로 민간요법에 의존하거나 기능성 화장품 등으로 안면홍조를 관리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치료를 위해 피부과 병의원을 찾기까지 평균 13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었다. 일반인은 물론 안면홍조 환자 사이에서도 질환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부족해, 환자들이 질환을 조기에 진단받지 못해 악화될 위험이 매우 높은 상황에 놓여 있는 것이다.

안면홍조 발병 초기에는 증세가 잠시 나타나고 사라지기 때문에 가볍게 생각하고 넘어가기 쉽다. 그러나 안면홍조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혈관이 늘어나고 염증이 발생해, 치료가 까다로운 주사(장미진, Rosacea) 등의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심한 경우 코와 턱의 형태가 변형되고 흔히 ‘딸기코’라고 부르는 비류성 주사로 진행되어 레이저 소작수술이 요구되기도 한다.

안면홍조는 피부과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먹는 약, 바르는 연고, 혈관 레이저 등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피부질환이다. 최근에는 하루 한번 오전에 소량을 얇게 도포하면 30분 후부터 효과가 나타나 최대 12시간까지 확장된 혈관을 수축시켜 홍조를 빠르게 완화하는 ‘미르바소’ 등의 안면홍조 치료제도 개발되어 안면홍조, 주사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환자마다 피부타입과 질환의 진행 정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먼저 피부과 전문의에게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본인의 피부 상태에 맞춰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좋다.

 




안면홍조는 방치하면 치료가 어려운 심각한 피부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고, 환자의 삶의 질에도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동시에 피부과 전문의에게 올바르게 치료 받는다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도 하다. 따라서 본인에게 안면홍조 증상이 있다면 먼저 가까운 피부과 전문의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아야 한다. 모든 질환은 조기에 치료 할수록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 빨리 많은 안면홍조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통해 붉은 가면을 벗고 당당한 모습을 되찾길 소망한다.

 

 




이해웅 루이피부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