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노인, 임플란트·틀니 보험 돼도 비용 부담 커… 지원 확대 필요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 회장
입력 2017/06/14 09:00
[메디컬 포커스] 임플란트·틀니 건강 보험
그런데 얼마 전, 치과에 온 한 노인이 상담을 받고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돌아섰던 기억이 있다. 이 노인은 위턱에 치아가 하나도 없어서 틀니를, 아래턱에는 어금니가 없어서 임플란트 시술을 두 개 해야 했다. 보험이 적용돼도 본인 부담금이 200만원에 달했다. 수입이 없는 노인이 감당하기엔 큰 비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2015년 소득 수준별 임플란트 급여 현황' 자료에 따르면, 소득 수준이 중간 이상인 상위 계층은 3.1~ 4.5%에 해당하는 노인이 급여를 받았지만, 소득 수준이 최하위인 의료 급여 대상자 중에서는 1.8%만이, 차상위계층은 2.7%의 노인만이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이 치아 손상·손실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득 수준에 따른 보험 혜택 양극화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국가에서 노인 무료 틀니 지원 사업을 시행했다. 하지만 이 사업은 2016년에 종료됐다. 현재는 일부 지자체나 지역 치과의사회에서 지원 사업을 지속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모두에게 평등한 구강 건강권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틀니와 임플란트 치료의 본인 부담금을 낮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임플란트의 경우 현재 본인 부담금은 재료비를 포함해 60만원 정도가 드는데, 본인 부담률을 30%로 낮추면 40만원 이하로 줄어든다.
본인 부담금을 낮추면 일반 국민에게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하다. 보건복지부가 2012년에 노인 틀니, 2013년에 부분틀니를 건강 보험 급여로 도입했을 때, 총 8262억원의 예산을 추계했는데 2015년도의 실제 급여액은 2675억원에 불과했다.
두 개까지만 적용되는 임플란트 건강 보험 적용을 네 개까지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 어금니 두 개만으로는 제대로 씹는 게 어렵다. 노인이 원활한 저작 기능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최소 어금니 네 개는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