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일반 식품과 영양·독성 같아" VS. "쥐 실험서 건강 문제 발생"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6/14 05:00
◇贊 "일반 식품과 성분·독성 차이 없어"
GMO 식품 섭취를 찬성하는 전문가들은 "GMO와 GMO가 아닌 식품을 비교했을 때 영양성분·독성에 차이가 없어, 안전성에 있어 동일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GMO 식품이 개발되고 20년이 지나 이 정도면 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됐다고 말한다. 세종대 식품생명공학과 김용휘 교수는 "세계보건기구, 미국소비자단체협의회, 미국의사협회 등 수많은 전문가 집단이 GMO 식품의 안전성을 인정한다"며 "식품은 먹자마자 몸에 반응이 생기는 경우가 많은데, 20년간 새롭게 발견된 독성이 있거나 그 사이 특정한 질병이 급증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 역시 "GMO 식품의 독성·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을 국제 식품 규격에 맞게 검사해보면 문제가 없다"며 "GMO 식품의 안전성은 검증된 것이며, 표시 문제는 단순히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GMO가 접붙이기 같은 종자 개량과 큰 차이가 없으며,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있다. 농작물을 자연적으로 교배시켜 새로운 품종을 만드는 걸 '육종'이라고 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장렬 박사(고려대학교 명예교수)는 "육종이 과거에 행했던 간접적인 유전자 조작이라면, GMO는 원하는 유전자만 선택해 도입하는 현대 육종 기술의 일부"라며 "트랜스지방이 없는 콩, 튀겼을 때 독성물질 생성량이 적은 감자 같은 경우 오히려 먹었을 때 건강에 좋은 GMO 식품"이라고 말했다.
김용휘 교수는 "자동차가 처음 나왔을 때 교통사고가 일어나자 당시 사람들은 자동차를 버리고 마차를 타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안전성이 검증된 GMO 식품에 대해 겁내는 것 역시 이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GMO 식품이 인공적이고 생소하다는 이유로 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전성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GMO 식품 섭취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입을 모은다. GMO를 수입할 때 각국에서는 안전성 평가를 실시하는데, 이는 기존에 먹던 작물과 생화학적 구성 성분이 얼마나 다른지를 비교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기존 작물과 차이가 없으면 안전하다고 간주한다. 하지만 원광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은진 교수는 "유전자 조작을 거치면 이미 알려진 것 외에 새로운 독성이 유발될 수 있다"며 "지금의 안전성 평가로는 이를 잡아낼 수 없다"고 말했다. 강원대 의생명융합학부 임영석 교수는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인위적으로 주입된 유전자가 식품 세포 속 어디에 가서 배치되는지조차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더군다나, 이런 식품을 먹었을 때 몸속에서 어떤 상호작용이 일어나는지도 밝혀진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대만에서는 지난해부터 학교 급식에 GMO 사용을 못 하도록 했고, 중국도 2014년부터 군대 급식에 GMO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다.
GMO를 개발해 먹기 시작한 지 20년이나 지났기 때문에,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의견에 대해서 김은진 교수는 "최소 30년은 돼야 한 세대를 지났다고 볼 수 있다"며 "30년이 안 됐더라도, GMO를 먹은 쥐가 혈액 성분이 변하고, 콩팥이 작아졌다는 등의 연구 결과가 지금까지 여러 편 나와 있으므로 이를 무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GMO를 먹인 쥐가 종양이 많이 생겼고, 조기 사망한 비율이 높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한 정부 기관 관계자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된 담배나 술 등도 빠른 시간 안에 문제를 일으키는 게 아니듯, GMO 식품의 유해성도 장기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동대 생명공학연구소 김순권 석좌교수는 "항생제를 오남용하면 내성이 생기는 것처럼 GMO 식품을 오랫동안 다량 먹으면 인체 면역체계에 교란이 생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영유아, 임신부는 섭취 삼가야"
안전성 논란이 계속 되고 있는 만큼, 아직까지 GMO 식품 섭취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영유아와 임신부는 GMO 식품을 먹지 않는 게 좋다고 말한다. 영유아는 면역체계가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GMO 식품을 먹어도 성인보다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임신부가 GMO 식품을 먹으면 그 영향이 태아에게 전달될 수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김은진 교수는 "GMO 식품을 먹어서 건강 문제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노인은 영유아에 비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