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속삭이는 소리 안 들리면 '최소난청' 의심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7/06/08 15:45
누군가가 속삭이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최소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최소난청은 청력 역치(검사자가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소리)가 15dB 이상으로 난청 수준(25dB 이상)보다는 양호하지만, 갈수록 증상이 심해지며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난청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문일준 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3.7명이 최소난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2010~2012년 시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를 토대로, 정상 고막을 가진 12세 이상 국민 1만6630명의 청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최소난청 유병률이 3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상이 심했고, 성별로는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많았다. 또한 최소난청을 가진 사람 중 13%는 청력 저하로 일상 중 불편을 호소했으며, 22.9%에서는 이명 증상이 동반됐다.
하지만 최소난청 환자 중 청력 보조장치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0.47%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중증도 난청 환자의 경우 보통 크기의 말소리에도 불편을 느껴 금방 병원을 찾고 치료를 시작하지만, 최소난청 환자는 비교적 증상이 덜해 질환을 간과하기 쉬운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더불어 ‘최소난청’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한 것도 영향을 미친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문일준 교수는 “최소난청은 시간이 흐를수록 난청 정도가 심해져 짧은 시기 안에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의 경우 난청을 겪는 경우 정상 노인보다 치매 발생 확률이 최대 6배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인 소음을 듣는 데 무리가 없더라도 작게 속삭이는 수준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면, 병원을 찾아 최소난청이 시작되진 않았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