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인천에서 8살 초등학생을 유괴, 살해한 10대 소녀 A양(16)이 아스퍼거 증후군일 가능성이 높다는 감정 결과가 나왔다. 당시 A양은 조현병 위험이 높다고 알려졌었다.
오늘(19일) 인천지검 형사3부는 A양이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정신감정을 받은 결과 '조현병일 가능성은 작고 아스퍼거 증후군일 가능성이 크다'는 잠정 의견이 나왔다고 전했다. 검찰은 A양이 심신상실 상태가 아니란 감정 결과를 바탕으로 A양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한 바 있다. 단, 검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심신상실 상태면 기소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정신감정을 진행했다”며 “보다 정확한 정신감정 결과는 아직 통보가 되지 않아 설명이 이르다”고 밝혔다.
A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놀고 있는 B양(8)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 아파트 옥상 물탱크 위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A양은 또 같은 날 오후 5시 44분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평소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된 고교 졸업생 C양(19·구속)에게 훼손된 B양의 시신 일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발달 장애의 일종이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겉보기에는 자폐증과 비슷하지만 언어발달, 지적장애 등 자폐증 환자에서 나타나는 발달 장애는 심하게 나타나지 않고 특정 분야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을 보인다. 정상인과 비슷한 지적 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특히 사회적인 관계를 맺는 능력에 문제가 있으며 아기 때부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증상이 뚜렷해진다. 일반적인 발달장애가 언어발달이 늦어져 부모나 보호자가 쉽게 알아차리기 쉬운 반면, 아스퍼거증후군은 언어 발달 장애가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히 고집스러운 아이로 여겨지기 쉽다. 농담을 진담으로 받아들여 화를 내거나 자신이 관심 있는 사물이나 행동에 대해서만 반복적으로 이야기를 하는 등 다른 사람을 쉽게 지치게 만든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다른 사람의 느낌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집이 비정상적으로 세기 때문에 의사소통 문제와 사회적 신호에 무감각한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또 관심 있는 특정 분야에만 강박적으로 빠져드는 경향을 보여, 천문학이나 기차 시간표, 전화번호책 등 특별한 부분에서 대단한 기억력을 보이기도 한다. 환자는 지능이 정상이며, 학습 능력에도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에게는 증상에 맞는 증상 치료와 재활치료, 심리 사회적 치료 등 다양한 방법의 치료법을 시행해 볼 수 있다. 자폐증 등 다른 발달 장애와 달리 치료 예후가 좋아 증상이 의심될 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다. 치료는 본인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이상하게 보이는지 인식하도록 돕는 인지 치료와 역할 연습, 사회적 이야기 등 사회적 기술을 가르치는 사회 기술 훈련 등이 있다.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과잉 활동 등이 심하면 약물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