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요가로 강직성척추염 극복한 보라매병원 한영근 교수

천장에 매달린 해먹에 의지해 수천 가지 동작을 취하는 플라잉요가. 새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네를 타는 것 같기도 하고, 물구나무 서는 것 같기도 한 다양하고 역동적인 동작을 펼칠 수 있다. 플라잉요가의 매력에 빠져 강사 자격증까지 딴 의사가 있다. 보라매병원 안과 한영근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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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근 교수는 2011년 강직성척추염 진단을 받고 플라잉요가를 시작했다. 강직성척추염은 척추 관절에 만성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심하면 허리·등·가슴·목까지 척추의 강직이 진행돼 모든 척추가 대나무처럼 굳어버릴 수도 있다. 강직성척추염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척추가 굳지 않도록 운동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한 교수가 플라잉요가를 한 계기는 뭘까.

“강직성척추염 환자는 척추가 굳지 않도록 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해야 합니다. 스트레칭에 좋다고 해서 요가를 시도해봤는데, 유연성이 부족해서 자세가 잘 안 나왔습니다. 플라잉요가는 해먹에 도움을 받으니 자세가나오더라고요.”

플라잉요가는 거꾸로 매달리기 때문에 스트레칭뿐만 아니라 관절 사이의 압력을 줄여주고 척추를 정렬시키는데 아주 좋은 운동이다. 실제로 플라잉요가를 하고 나면 키가 0.6~1.2cm 크기도 한다. 또 플라잉요가의모든 동작이 코어근육(중심근육)을 써야 하기 때문에 코어근육을 키우는 데도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3회 이상 실시, 목·허리 풀리는 기분 만끽 “매일 현미경으로 백내장·라식 같은 안과 수술을 하다보면 목·허리·어깨가 뻣뻣합니다. 플라잉요가를 하면 목·허리·어깨가 풀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교수는 수술, 학회 업무 등 바쁜 스케줄에도 일주일에 3회 이상 플라잉요가를 했다. 그러다가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어 2015년 플라잉요가 강사에 도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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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잉요가 관련 단체 중 가장 권위 있는 미국의 ANTIGRAVITY에서 강사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이 단체는 플라잉요가의 창시자인 크리스토퍼 해리슨이 만든 단체로, 강사자격증을 따기 위해 플라잉요가 수천 가지 동작의 이름을 외우고 기술을 연마하고, 각 기술이 어떤 근육을 써서 효과가 있고, 위험한 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공부했습니다. 필기 시험과 실기 시험을 본 뒤 자격증을 딸 수 있었습니다.”

그는 원래 마라톤·패러글라이딩·다이빙·윈드서핑 같은 격한 운동을 즐겨 했다.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수영 선수로 활동했을 정도로 타고난 운동신경도 가지고 있다. 한 교수는 “요가는 너무 심심해서 재미가 없더라”며 “플라잉요가는 천장에 매달려서 해먹에만 의지한 채 여러동작을 하기 때문에 짜릿하고 스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때 과로 때문에 강직성척추염이 악화돼 안구에 포도막염까지 진행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지만, 플라잉요가를 한 뒤부터는 증상이 좋아져 약을 먹지 않고 있다고 한다.

플라잉요가의 건강상 장점은 뭘까? 한영근 교수는 3가지를 꼽았다.

첫째, 요가는 기본적으로 스트레칭 효과만 큰데 플라잉요가는 스트레칭과 근력 둘 다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수천 가지 동작을 응용할 수 있어 자신에게 부족한 부위의 근육 운동을 할 수가 있다. 공중에서 윗몸일으키기 등 다양한 변형 동작이 가능해 유산소 운동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둘째, 해먹에 체중을 싣다보니 해당 신체 부위가 마사지 된다.

셋째, 플라잉요가 역시 일반 요가와 마찬가지로 프로그램 내 명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명상을 통해 마음이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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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층, 디스크 환자에게도 권장

한 교수는 강사자격증을 딴 뒤에 병원 직원이나 친구들을 4~8명씩 모아서 비정기적으로 플라잉요가를 가르치며 플라잉요가를 전파하고 있다.

“너무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물론, 역동적인 운동을 좋아하는 50대 중장년층도 가능하고, 심한 허리 통증이 아니라면 허리디스크를 앓은 경험이 있는 사람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안압이 올라갈 수 있으므로 현재 녹내장을 앓고 있거나 심한 고혈압 환자, 심뇌혈관질 환자, 골다공증 환자, 척추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 어지럼증이 심한 사람, 임산부는 플라잉요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저처럼 척추 건강을 위해 스트레칭 운동을 해야 하는데 몸이 뻣뻣해서 충분한 스트레칭이 어려운 사람에게 플라잉요가를 추천합니다. 유연성이 좋아지니까 골프도 잘 치게 되더라고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