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청소년과
Q. 돌 지난 아기 열(熱)… 언제 응급실 가나? A. 3일 이상 지속되고 축축 처질 때
정리=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4/18 09:00
[질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헬스조선은 헬스조선닷컴에서 ‘질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코너를 운영 중이다. 질병과 관련된 궁금증을 온라인 상에 올리면 다양한 진료과 소속 50여 명의 의사가 답변한다. ‘질병, 무엇이든 물어보세요’에 올라온 전문가 답변을 통해 질병 궁금증을 풀어봤다.
Q. 돌 지난 아이, 열(熱) 나면 언제 응급실 가야 하나요?
A. 열 3~4일 넘게 지속되고, 아이가 처지고, 잘 못먹을 때입니다.
질문 13개월 조금 지난 영유아입니다. 체중은 11키로그램이로, 건강한 남자 아기입니다. 돌 이전에는 기침 감기로 소아과 진료받고 약 복용 했습니다. 돌 이후에 오후부터 열이 나서 해열제를 2시간 간격으로 먹었는데 열이 내렸다 올랐다를 반복해서 밤 늦게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응급실에서 해열제 주사를 맞고 있는 도중에 열성 경련이 왔습니다. 잘 치료받았습니다. 퇴원 후 3주 정도 지났습니다. 아기가 아주 활발하게 잘 놉니다. 그런데 최근에 무리하게 놀았는지 기침을 하고 미열이 있어 소아과에 갔더니 목이 부었다고 해서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것은 생후 13개월 아기에게 맞는 해열제는 어떤 것이 있으며, 몇 시간 간격으로 먹는 것이 좋은지입니다. 또 한 가지 해열제로 열이 안 떨어지면 다른 어떤 해열제를 먹이는 게 좋은가요? 응급실에 가야하는 것은 체온이 몇 도일 때인가요? 아기가 비타민C를 먹어도 되나요? 그 밖에 도움되는 정보를 부탁드립니다.
답변 아기의 열은 가장 많은 부모님들이 두려워하기도 하고 걱정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열을 너무 두려워하기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열은 생리적 반응… 열 자체보다 원인 파악하는 게 중요
열에 대하여 알아 두어야 할 것에 대하여 몇 가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첫째로 열은 병이 아니라 어떤 몸에 일어난 사건에 대한 생리적인 반응입니다. 대개는 감염에 의한 것입다. 따라서 열을 발생시킨 원인이 '나쁜' 원인인지, '나쁘지 않은' 원인인지가 열자체 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즉, 열은 중요한 임상 증상이지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열의 원인을 찾는 것입니다. 특히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 '세균 감염'이 원인인지, 치료 없이도 시간이 지나면 나을 수 있는 감기 등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인지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을 방문하셔도 감기 바이러스 등에 의한 발열은 보통 3~4일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1주일 가량 지속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보호자들은 열 자체가 안 좋은 것이며 체온 상승이 생기면 무조건 치료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첫 며칠은 해열제에도 잘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40도까지 이르는 고열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가 비교적 잘 먹고 잘 놀며, 전신상태가 양호해 보이는 경우에는 약 3~4일 정도의 발열은 지켜볼 수 있습니다. 건강한 어린이의 경우 대부분의 열은 좋은 경과를 보이며, 대부분의 상황에서 발열이 뇌손상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또 발열이 질환을 악화시킨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열 자체만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염려하는 경우는 42도를 넘는 경우입니다. 하지만 평소 건강하던 상황에서 발생한 바이러스 감염증이라면, 열이 41~42도 이상으로 오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열은 대개 열이 나는 최고 온도가 서서히 낮아지고, 열이 나는 간격이 점차 줄어들면서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체온을 기록하여 변화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중증의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심각한 세균감염이 우려되는 경우가 아닌지 판단을 받아야합니다. 발열이 위에서 언급한 날짜 이상 지속되거나, 아기가 처지고, 잘 먹지 못하며, 활동성이 급격히 줄어들고 많이 아파 보인다던지, 발열 이외의 증상이 심해진다면, 가벼운 바이러스성 질환이 아닐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39도 미만은 해열제 필요 없어, 먹는다면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안전
다음은 해열제 사용에 대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만약 아기가 처지거나, 잘 먹지 않는 증상이 있을 때에는 해열제를 먹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해열제를 먹음으로써 열이 내리는 것은 환아가 세균 혹은 바이러스 감염이 있는지 진단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않습니다. 또, 해열제와 일반 종합감기약을 같이 먹는 것은 일반 감기약에 해열제 성분이 이미 포함되었을 수 있기 때문에 약물 과용을 일으킬 수 있으며, 주의를 요합니다. 해열제를 투약할 경우에는 사용 설명서를 꼭 읽어봐야 합니다.
열을 제어하지 못하는 대사질환이나 열사병을 제외하고는 열을 떨어트리는 것이 발열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나 이환률을 줄이거나 해열제 치료가 열성 경련의 재발을 줄인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해열제 치료의 잠재적 이득은 열로 인한 아기의 보챔 등을 해소시키고 열이 오르면 증가하는 불감성 수분 손실을 줄임으로써 탈수를 예방하는 것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건강하던 소아에서 대개 39도 미만의 열은 꼭 해열제를 투여할 필요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만, 이 이상 오르게 되면 대개 불편감을 호소하게 되어 해열제의 투여가 필요합니다. 만일 41도가 넘는 발열이 있다면 매우 심각한 질환이 의심되는 상황이며,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여 병원을 방문하시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해열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과 이부프로펜(부루펜) 등이며 아스피린은 라이 증후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습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을 먹였을 경우 약 30분에서 1시간 후부터 효과가 있으며 최대 효과는 3~4시간 정도에 나타나고, 체온은 1~2도정도 떨어지게 됩니다. 지속시간은 4~6시간 정도입니다. 이부프로펜은 60분 이내에 효과가 발생하며, 최대 효과는 3~4시간 후에 발생하고, 체온은 1~2도 정도 떨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부프로펜은 6개월 이전 영아에게는 권장되지 않는데, 이는 이부프로펜이 어린영아에서 신독성을 나타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체중 (kg) 당 10~15mg을 4시간 간격으로 먹이되, 가급적 24시간 내에 5번 이상 먹이지 않도록 합니다. 이부프로펜은 체중(kg) 당 10mg 으로 6~8시간 간격으로 하루 네 번 까지 투여합니다. 그러나, 제품마다 함량이 다를 수 있으므로, 먹여야 하는 ml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품 설명서에 따라 먹이도록 해 주셔야 합니다. 또한, 해열제를 자주 사용하였다고 하여 면역이 생겨 약이 효과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여러 종류 해열제 번갈아 사용, 권장하지 않아
한 가지 해열제를 다른 해열제와 병합하여 사용하거나 번갈아가면서 사용하는 것은 특별히 권장되는 사항은 아닙니다. 해열제를 번갈아 사용하거나 병합하여 사용하면 열은 더 잘 떨어질지 모르나, 환아의 불편감에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약물 과용 및 그에 따른 간독성(아세트아미노펜), 신독성(이부프로펜)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소아과학회에서는 약물 병합 요법이 부정확한 용량의 사용과 열공포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으며, 이탈리아 소아과 학회 가이드라인에서도 약물 병합요법을 하지 않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만약 약물 병합 요법을 할 경우에는 환아가 열로 인해 다시 불편해하는 시점에 다음 약을 투여 하도록 하며, 약물 용량과 간격을 확인하고 기록하면서 투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습니다.
발열의 정의는 정확히는 직장체온으로 38도 이상을 의미하는데, 직장 체온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측정하는 귀체온, 겨드랑이 체온보다 높습니다. 따라서, 정상 체온은 나이, 일중 시간, 활동의 정도 등에 영향을 받지만 일반적으로 영아와 어린 소아에서는 귀체온계 등으로 37.5도까지를 정상으로 생각하시면 무리가 없습니다(직장체온으로 36.6~37.9도).
비타민C 과다 복용 주의해야
13개월 영유아가 비타민C 등을 먹어도 되는지, 가능하면 어떤 것이 있는지에 대한 답은, 적절한 양을 사용하는 것은 상관없으나, 과량 복용하는 경우에는 경하게는 위장관 증상부터 신장결석, 철분과다 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