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성 매개 감염병 임질 증가… 내성균 늘어 고용량 항생제 주사 권장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3/22 04:30
임질 치료 국내 가이드라인 개정
여성 감염자, 증상 없어도 치료를
성 매개 감염병 중 두 번째로 흔하게 발생하는 '임질' 치료를 위한 국내 가이드라인이 5년 만에 개정됐다. 임질이란 임균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남성·여성 생식기 감염증으로 감염 후 일주일 정도 잠복기를 거쳐 생식기 분비물·요도염·배뇨통 등이 생기고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골반 내 감염이나 불임 등을 유발한다. 1995년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매년 30만명의 새로운 임균 감염 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국내의 경우 임질 환자가 2013년 1613명, 2014년 1698명, 2015년 2331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질병관리본부). 순천향대부천병원 비뇨기과 김민의 교수는 "여성의 경우 임질이 생겨도 환자의 80%가 무증상이고, 병·의원에서 치료를 시행하고도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실제 환자는 현재의 2~3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성 매개 감염병 중 하나인 임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용량 항생제 주사를 맞아야 한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임질은 일반적으로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한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심봉석 교수는 "임균 자체가 다른 균주에 비해 변종이 잘 생겨 기존 항생제에 쉽게 내성을 갖는다"며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항생제 내성 비율이 높아 기존의 치료제로는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임균은 지난 2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슈퍼버그(강력한 항생제로도 치료할 수 없는 박테리아) 12종' 중 하나로 꼽혔다. 국내에서는 4종 이상 항상제가 안 듣는 비감수성 임질 균주가 2014년 14%에서 2015년 50%로 증가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질병관리본부).
새롭게 바뀐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요로생식기감염학회가 발표한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임질 치료를 위해 항생제를 고용량으로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저용량 경구용 항생제 '세픽심(cefixime)' 사용을 권장하지 않으며, 대신 주사제인 '세프트리악손(ceftriaxone)'을 기존 250㎎에서 500~1000㎎으로 고용량 사용하도록 했다. 또한, 임질 치료와 함께 또 다른 성병인 클라미디아 감염증을 치료하는 경구 치료제 '아지트로마이신(azithromycin)'을 같이 투여할 것을 권장한다. 김민의 교수는 "임질 환자의 50% 정도가 클라미디아 감염증을 동시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성 매개 감염병의 확실한 치료를 위해 병합요법을 권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질은 현재 권장되는 치료법을 시행하면 환자의 90%에서 완치 효과를 볼 수 있다. 심봉석 교수는 "여성의 경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은데, 임균에 감염된 남성이 여성과 성관계를 1회만 가져도 100% 감염되기 때문에 관계를 가진 남성이 임질 증상을 보인다면 여성은 증상이 없어도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