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봄철 '조개' 잘못 먹었다가… 얼굴 마비되고 사망까지?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 | 장서인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7/03/15 16:12
여름뿐 아니라 봄에도 식중독을 조심해야 한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봄나물·조개 등의 제철 음식과 도시락에 의한 식중독 사고가 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5년(2011~2015년)간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전체 환자의 약 32%가 봄에 발생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특히 봄에는 아침과 저녁 기온이 아직 쌀쌀해 음식물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 더 위험하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제철 음식의 안전한 섭취 요령과 도시락 보관법을 알아야 한다.
봄나물 중 달래, 씀바귀, 들나물, 참나물, 취나물, 더덕 등은 생으로 먹어도 문제가 없다. 반면 두릅, 다래순, 원추리, 고사리 등은 식물 자체에 소량의 독성이 들어 있어 반드시 끓는 물에 데쳐 독성분을 제거한 후 먹어야 한다. 특히 원추리에 함유된 콜히친은 어지럼증을 유발하는데, 식물이 자랄수록 강해지므로 어린 순만 골라서 데쳐 먹는 게 좋다. 생으로 먹는 봄나물이라도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깨끗이 씻어야 남아 있는 식중독균이나 농약이 제거된다. 봄에는 야산이나 등산로 주변에서 나물을 캐는 경우도 많은데, 봄나물과 독초를 구분하기 어려워 식중독에 걸릴 수 있다. 산에서 나는 독미나리는 미나리와 모양이 거의 흡사하다. 하지만 구토, 복통, 설사, 호흡 곤란 등을 유발하는 독성물질 치쿠톡신이 들어 있어 먹으면 안 된다. 산마늘과 헷갈리는 독초인 은방울꽃은 구토, 설사, 혈액 응고를 동반하는 콘발라톡신을 함유하고 있다. 심한 경우 심장마비가 오기도 한다. 도로변이나 하천 근처에서 채취한 봄나물 역시 식중독 우려가 있다. 도심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에는 납·카드뮴 등의 중금속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2016년 조사 결과, 도로변과 하천에서 자라는 야생 봄나물의 9.5%에서 중금속 허용기준을 넘는 양의 납과 카드뮴이 검출됐다. 도심의 오염우려지역에서는 야생 봄나물을 채취하지 않는 게 좋다.
봄철 조개를 먹을 때는 패류독소에 의한 식중독에 주의해야 한다. 패류독소는 조개류에 축적되는 독소로, 마비나 식중독을 유발한다. 주로 2~3월에 발생해 4~5월에 최고치에 이른다. 패류독소가 있는 조개를 먹고 30분 정도가 지나면 입술과 혀, 얼굴 전체에 마비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 목과 팔을 거쳐 전신으로 번지는데, 호흡이 멈춰 사망한 사례도 있다. 패류독소는 조개를 가열하거나 조리해도 잘 파괴되지 않으므로 먹기 전 패류 채취가 금지된 해역에서 잡힌 것은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국내에서 패류독소는 자연산 홍합, 굴, 바지락, 피조개, 꼬막 등에서 발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개류를 먹고 마비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환자를 인근 병원이나 보건소로 옮겨 진료받도록 해야 한다. 마비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메스꺼움, 설사, 구토, 복통이 동반될 수 있다. 특히 조개는 옥수수와 상극인 음식이다. 옥수수는 소화가 잘 안 돼 조개와 함께 먹으면 조개 속 유해균을 빨리 배출하지 못한다.
봄나들이 도시락을 준비할 때는 재료의 세척과 보관에 신경 써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과일·채소류는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재료를 조리할 때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히는 게 안전하다. 음식은 1회 식사량만큼만 준비하고 밥과 밥찬은 충분히 식혀서 각각 다른 용기에 담는 게 좋다. 도시락 보관에도 신경 써야 한다. 완성된 음식은 자동차 트렁크 등 실온에서 2시간 이상 방치하지 않는다. 아이스박스 등을 이용해 10ºC 이하에서 보관하는 게 좋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 예방법과 대응 방법, 위생관리 매뉴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홈페이지나 모바일 웹에서 관련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