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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돋보기] 키·체중만으로 '비만' 평가는 부적합… 근육량·복부지방 함께 봐야 정확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7/01/04 09:01
[BMI(신체질량지수)]
만성질환 위험 예측 어려워
BMI는 1800년대 중반, 벨기에 수학자인 아돌프 케틀레가 사회물리학을 연구하던 중 연령에 관계없이 국민의 체형을 비교 분석하기 위해 만든 수식으로,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이후 비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는 케틀레의 수식에 BMI라는 이름을 붙이고, 비만 정도를 파악하는 계산식으로 지정했다. 국내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아시아·태평양 비만진단기준에 따라 BMI 18.5 이하면 저체중, 18.5~23은 정상, 23~25는 과체중, 25~ 30은 비만으로 분류한다.
하지만 BMI는 실제 비만 여부와, 비만에 의한 만성질환 발생 위험을 측정하기에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BMI가 비만 정도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이유는 단순히 '체중'을 기준으로 계산하기 때문이다. 체중은 체내 근육량과 체지방량을 더한 값이다. 체지방이 적더라도 근육이 많으면 몸무게가 많이 나가면서 BMI가 높아져 비만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가 30~64세 성인 1603명을 대상으로 BMI·허리둘레·허리둘레-엉덩이 둘레 비율·CT 등을 이용한 내장 지방 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비만도를 측정한 뒤, 당뇨병과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BMI를 통해 측정한 비만도가 다른 방법을 통해 측정한 비만도보다 당뇨병과의 상관관계를 파악하는 데 정확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BMI가 특히 아시아인의 비만 평가에 부적합하다고 말한다. 아시아인은 서양인에 비해 전형적으로 복부비만이 많기 때문이다. 복부의 지방은 내장 사이에 낀 지방으로, 많으면 당뇨병 등 만성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이 때문에 마른 체형에 복부에만 지방이 많은 사람은 BMI로는 비만에 속하지 않지만, 복부비만 때문에 만성질환 위험은 높다. 김대중 교수는 "비만과 만성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BMI 수치보다는 복부지방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