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에도 라이벌이 있다. 훼스탈(한독)과 베아제(대웅제약)는 소화불량일 때 부담없이 먹는 알약 중심의 소화제다. 두 약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국민 소화제’라고 불리는 훼스탈과 베아제. 두 소화제는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이다. 그런데 이 약은 국민 소화제라는 점 말고는 공통사항이 거의 없다. 따라서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떻게 소화불량이 생겼는지에 따라 베아제와 훼스탈을 달리 써야 한다.
소화제 기본적으로 지방·단백질·탄수화물 소화효소 함유돼
소화제는 기본적으로 지방과 단백질, 탄수화물을 소화시키는 효소가 들어 있다. 훼스탈에는 판크레아틴이라는 소화효소가 주로 들어 있으며, 베아제에는 비오디아스테제와 판크레아틴이 중요한 소화효소 성분이다. 이와 함께 가스를 제거해주며 지방과 섬유소를 소화시켜 주는 성분이 공통으로 들어 있다.
한독 훼스탈 1959년 출시, 한국형 식단에 최적화
한독 훼스탈은 1959년 출시돼 시장에 나온 지 반세기가 넘는다. 소화제를 떠올리면 훼스탈을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이다. 훼스탈은 장(腸)에서 작용하는 장용성으로, 주요 소화효소제인 판크레아틴을 비롯해 셀룰라제AP3II, 우르소데옥시콜산, 시메치콘 등의 소화효소를 장에서 방출해 과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소화불량과 더부룩한 위부팽만감 증상을 개선한다.
훼스탈 플러스 1정에는 315mg의 판크레아틴을 함유하고 있는데. 판크레아틴은 췌장효소 성분으로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는 소화효소다. 셀룰라제AP3∥(Cellulase AP3∥)는 10mg 함유하고 있으며, 섬유소를 분해하는 성분이다. 시메티콘(simethicone)은 30mg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제거한다. 우르소데옥시콜산(UCDA)은 10mg 함유하고 있는데, 쓸개즙 분비를 촉진하는 성분으로 지방의 소화를 돕는다.
그래서 훼스탈은 한국식 식사를 한 후에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될 때 먹는 게 좋다. 한독 측은 “훼스탈에는 소화에 직접 작용하는 판크레아틴이 고함량 함유되어 있어 음식물을 더 잘게 부수어 더 강력하게 소화를 돕는다”고 말했다.
대웅제약 베아제, 위와 장에서 소화효소 나오도록 제작
대웅제약 베아제는 1987년에 첫 출시됐다. 이어 2004년에 닥터베아제가 나왔다. 베아제는 지방과 단백질을 소화시킬 수 있는 소화효소가 좀더 다양하게 포함돼있다. 위(胃)와 장(腸)에서 별도로 소화효소가 나올 수 있도록 제형이 이뤄졌기 때문에 위부터 소화를 돕는다. 이를 ‘다층혼합정제’라고 하는데, 위에서 작용하는 성분은 먼저 위에서 작용해 소화를 돕고, 장에서 작용하는 성분은 장으로 이동해 소화를 돕는다. 그리고 시메치콘 성분을 담아서 위부팽만감과 가스를 신속히 제거해서 소화불량 시 나타나는 복부 불편감을 완화한다.
또한 닥터베아제에는 지방을 분해하는 리파제가 들어 있어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은 후 더부룩한 증상 완화에 좋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육류 위주의 서양식 식단을 먹은 후 소화불량이 생겼거나, 가스가 차서 불편하다면 베아제가 좋다고 말한다. 대웅제약 측은 “닥터베아제는 한국인의 서구화된 식습관에 맞추어 소화효소를 강화했다”며 “탄수화물, 단백질 분해 소화력이 베아제 대비 50% 향상됐다”고 말했다.
한국식 식단엔 훼스탈, 서양식 식단엔 베아제
분당 밝은미소약국 배현 약사는 “탄수화물과 식이섬유를 골고루 먹게 되는 한국형 식단을 먹고 소화불량이 생겼다면 훼스탈이 어울리고, 지방이나 단백질 위주인 서양형 식단에는 지방 분해 성분이 더 포함된 베아제가 더 나을 수 있다”며 “가정상비약으로 소화제를 구비해둔다면, 평소 어떤 식단을 주로 먹는지에 따라 약품을 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돼지고기 알레르기 있으면 소화제 먹을 때 주의 필요
훼스탈과 베아제를 먹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이런 소화제는 특정 부위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루로 만들거나 씹어서 복용하면 안 된다. 소화효소의 주 역할을 하는 판크레아틴은 돼지 췌장에서 추출한다. 이 때문에 훼스탈이나 베아제처럼 판크레아틴을 함유하고 있는 소화제 복용 시 돼지고기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한다. 당뇨약을 복용하는 경우 소화제가 당 조절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훼스탈, 베아제 비교
훼스탈 제작사 한독 첫 출시 1959년 특징 소화에 직접 작용하는 판크레아틴 함량이 높아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소화시키는 데 탁월 생산총액(2015년) 99억 8000만원 (훼스탈골드+훼스탈플러스)
베아제 제작사 대웅제약 첫 출시 1987년 특징 위(胃)와 장(腸)에서 두 번 소화되는 다층혼합정제. 가스와 복부팽만감 빠르게 해소 생산총액(2015년) 74억 8400만원 (닥터베아제+베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