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수면제, 무조건 피하지 마라… 복용법 지키면 먹는 게 도움
이기상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12/14 09:04
[올바른 '수면제 사용지침']
식약처·대한수면학회 발표
불면증엔 용량 지켜 2~3주 복용… 약물 안 들으면 원인질환 찾아야
이상행동 보일땐 즉시 복용 중단
◇잠 못들어 불안감 심하면 수면제 복용
수면제를 복용하면 안 될 때도 있다. 이미 3주 이상 지속적으로 수면제를 복용했을 때이다. 한진규 원장은 "보통 수면제를 3주 정도 복용하면 대부분 증상이 나아진다"며 "3주가 지난 불면증의 경우 우울증·불안장애·수면무호흡증 같은 원인 질환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때는 수면제 복용보다 원인을 찾는 것이 먼저다.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를 수 있는데, 무턱대고 수면제만 복용했다간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불안장애 등 정신적인 문제로 생긴 불면증에는 항불안 작용이 없는 수면제인 졸피뎀이나 스틸녹스는 효과가 없다"며 "그런데도 이들 수면제를 계속 사용하면 효과를 보지 못해 복용량을 늘리게 되면서 기억력 저하·이상행동 등 부작용의 위험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수면제, 2~3주만 복용해야
수면제를 먹기로 결정했다면 올바르게 복용해야 한다. 이번에 나온 대한수면학회의 지침도 수면제의 올바른 복용 방법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주은연 교수는 "대부분의 수면제는 중추신경 억제 작용을 해 졸음·어지럼증·두통 등 가벼운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제대로 복용하지 않으면 이러한 부작용이 심해져 기억력 저하나 몽유병 같은 이상행동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수면제는 정해진 용량으로 2~3주 정도 단기간만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취침 시간과 기상 시간이 일정하지 않으면 수면제 효과가 떨어지므로 주의한다. 취침 시간을 정하고, 잠들기 30분 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불면증 환자가 수면제를 먹고 숙면을 취한 후 심리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주은연 교수는 "수면에는 점점 깊은 잠으로 빠져드는 단계가 있는데, 일반적인 수면제는 잠이 들게 하는 첫 단계에만 작용한다"며 "수면제를 먹었기 때문에 숙면을 취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고 말했다.
◇인지장애·이상행동 보이면 복용 중단
수면제를 복용한 후에 인지장애나 자다가 일어나서 돌아다니는 등 이상행동을 보이면 즉시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 정석훈 교수는 "수면제를 먹고나서 엉뚱한 행동을 하고 기억을 못 하거나 판단력이 흐려지면, 사고를 당할 위험이 크다"며 "이런 경우 병원을 찾아 지속시간이 짧고 부작용 위험이 적은 약으로 바꿔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