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알려주는 질환_ 퇴행성관절염

환자 10명 중 1명, 40대 이하
초기 치료 시기 놓치면 수술해야
수술 정확도, 관절 수명·통증 좌우
윤성환 원장 "재수술률 1% 수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으로 알려진 퇴행성관절염의 발병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퇴행성관절염 환자(243만명) 10명 중 1명이 40대 이하(26만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퇴행성관절염은 노화나 과도한 운동에 의한 외상, 비만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관절을 보호하고 있는 연골이 손상되거나 닳아 뼈와 뼈가 맞닿으면서 염증과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원장은 "최근에는 격렬한 스포츠 등을 즐기는 사람이 증가함에 따라 20~30대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퇴행성관절염은 초기에 무릎을 덜 사용하고 혈액순환을 늘리는 재활운동을 통해 주변 근육의 힘을 기르는 방식으로 치료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지면 인공관절을 이식하는 등 수술을 받아야 한다. 윤성환 원장은 "퇴행성관절염 환자 연령이 낮아짐에 따라 인공관절 수술을 받는 환자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며 "인공관절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 수술부터 관리까지 제대로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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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 부작용을 줄이고 인공관절 사용 기간을 늘리기 위해 로봇을 이용한 수술이 시행된다. 이춘택병원 윤성환 원장이 인공관절 로봇 수술을 시행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인공관절 수술, 잘 못 끼우면 부작용

퇴행성관절염의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연골 조직을 잘라내고, 해당 부위를 금속이나 세라믹으로 된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것으로 '반치환술'과 '전치환술'로 나뉜다. 반치환술은 무릎 관절의 안쪽, 혹은 바깥쪽 중 일부만 손상된 경우 손상된 부분만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이다. 말기 무릎 퇴행성관절염 환자의 경우 무릎 관절이 완전히 손상돼 제 기능을 상실한 경우가 많아 무릎관절 내외측 모두를 인공관절로 교체하는데 이를 전치환술이라고 한다.


윤성환 원장은 "허벅지에서 발목까지 연결하는 축인 하지정렬을 일직선으로 맞추는 것이 인공관절 수술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인공관절의 위치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축이 틀어져 한 부위로 하중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인공관절의 수명이 줄어들 뿐 아니라 수술을 해도 통증이 지속적으로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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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이용해 무릎 관절을 잘라내고 있다.
◇로봇수술, 정확도 높이고 재수술률 낮춰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로봇을 이용한다. 대부분의 수술은 의사의 경험이나 숙련도에 의존하다보니 시술한 의사에 따라 성적이 천차만별이다. 또한 사람의 손으로 ㎜ 단위까지 정밀하게 뼈를 깎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의 무릎 CT영상을 바탕으로 실제 수술에 들어가기 전 가상 수술을 시행해 수술 정확도를 높인다. 수술 전 수술 부위를 3차원 CT로 촬영한 뒤, 로봇이 계산해놓은 좌표 값에 따라 환자의 뼈 모양을 파악한다. 이후 환자에게 어떤 인공관절 대체물이 가장 적합한지, 얼마나 뼈를 정밀하게 깍는지 등을 가상 수술로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이 결과를 로봇에 입력하면 0.1㎜의 오차도 없이 뼈를 정확하게 잘라낼 수 있다. 윤성환 원장은 "로봇팔에 부착된 가느다란 절삭기로 뼈를 빠르게 잘라내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적고 손으로 수술을 하는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수술시간이 짧아 출혈량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고 말했다.

이춘택병원은 인공관절 수술 로봇인 로보닥을 세계에서 세 번째로 도입해 10여 년 전부터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을 이용하고 있는데, 손으로 하는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30분 정도 짧다. 또한, 로봇수술로 수술 정확도가 높아져 재수술률도 20%에서 1%로 줄었다.


◇수술 후 생활 속 관절 관리는 필수

인공관절을 오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인공관절 수술을 잘하는 것만큼 수술 후 관리도 중요하다. 윤성환 원장은 "로봇수술은 수술 후 회복이 빠른만큼 재활기간이 짧아 입원 중 모든 재활치료를 끝낼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퇴원 후 별도의 재활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일상생활에서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생활 습관에 신경써야 한다. 수술 후 수영이나 걷기, 고정된 자전거 타기 등 근력과 관절 움직임을 향상시키는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좋지만 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또한, 집에서 생활할 때도 바닥에 앉기 보다는 의자나 침대에 앉고, 쪼그려 앉는 자세는 피하는 것이 좋다. 윤성환 원장은 "특히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반드시 체중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살을 빼려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인공관절을 빠르게 마모시킬 수 있으므로 천천히 걷기, 자전거 타기, 물 속 운동 등 관절에 부담이 적은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