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리포트

조금만 긴장하거나, 그렇지 않은 때에도 수시로 얼굴이 빨개지는 안면홍조. 안면홍조가 있으면 사람을 만나기 꺼려져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모공이 넓어지면서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할 위험이 있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치료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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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에서 보는 안면홍조

안면홍조, 혈관이나 피부 탄력 떨어진 게 원인
안면홍조는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계속되거나 수시로 나타나는 것이다. 때문에 미용에 관심 많은 젊은 여성들이 특히 꺼리는 병이다. 혈관이 늘어난 것이 주요 원인인데, 이밖에 혈관 주변의 피부가 약해졌거나 얼굴에 염증세포가 많은 것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노화로 인해 혈관과 피부의 탄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중장년층부터 안면홍조가 잘 생기는 것이 이와 관련 있다. 하지만 젊은층에서 안면홍조가 생기는 것은 대부분 생활습관 탓이다. 서울아산병원 피부과 이미우 교수는 “얼굴에 열 오르는 증상이 반복되면 혈관이 잘 늘어난다”며 “뜨거운 햇볕을 자주 쐬거나 사우나에 많이 가거나 요리를 자주하는 등 얼굴에 열이 오르게 하는 환경이 안면홍조를 유발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를 자주 받거나 화가 많은 사람은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관이 확장되고 얼굴이 붉어질 때가 있다.

이 역시 반복되면 혈관 탄력을 떨어뜨리면서 지속적인 안면홍조으로 이어질 위험을 높인다. 이 교수는 “안면홍조가 유전으로 발병된다는 근거는 없다”며 “얼굴에 열이 오르는 생활습관을 피하면 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생제나 국소면역억제제 등의 약물 치료
안면홍조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완전히 회복되기 어려운 병이다. 이미우 교수는 “이미 혈관과 피부가 심하게 늘어났다면 이를 되돌리는 것이 불가능할 때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24시간 계속될 때는 이미 중기로 보면 된다. 따라서 얼굴이 계속 붉은 상태가 아닌, 수시로 붉어지는 조기 단계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병원에서는 보통 항생제를 처방한다. 이 교수는 “염증을 없애는 항생제의 작용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심하면 국소면역억제제나 항소염제 성분이 들어 있는 연고를 피부에 바르기도 한다. 피부의 탄력은 정상인데 혈관만 늘어났다면 이를 회복시키는 레이저 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스테로이드 약은 피해야 한다. 이미우 교수는 “간혹 스테로이드 약이 효과 좋다고 해 직접 사서 쓰는 환자들이 있다”며 “스테로이드는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이후 오히려 증상을 악화해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 보는 안면홍조

몸의 열이 얼굴로 올라간 게 문제
한의학에서는 안면홍조가 단순 피부 문제가 아닌 오장육부의 균형이 깨진 탓으로 본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부인과 이진무 교수는 “몸이 건강하려면 머리는 시원하고 배와 다리는 따뜻해야 하는데, 몸의 여러 문제로이것이 뒤바뀐 게 원인”이라며 “이러한 사람들은 손발이 차고, 심장이 갑자기 뛰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하며,열기가 몸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느낌을 자주 느낀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선천적으로 심약해 평소에 잘 놀라거나, 위장이나 간에 열이 많거나, 호르몬 기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안면홍조가 잘 생긴다고 본다. 이진무 교수는 “얼굴에는 위장에 해당하는 경락이 지나간다”며 “때문에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이 자극적인 음식을 먹는 등의 이유로 염증이 생기면 구취를 동반하면서 안면홍조가 나타나기도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교수는 “만성적 피로나 스트레스 등으로 간 기능이 떨어진 사람도 얼굴에 열이 잘 올라 안면홍조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몸의 열(熱) 내리는 약 쓰고 얼굴 경락 풀어줘
치료는 위장의 열기를 내리고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한약 먹는 치료를 기본으로 한다. 침을 통해 경락의 순환을 자극하고, 특히 안면경락 기 순환을 원활히 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안면홍조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본다. 특히 대나무잎 20g 정도를 물 500g에 넣고 달여서 녹차처럼 마시면 도움이 된다. 이진무 교수는 “대나무잎의 성질이 서늘해 심장의 화기를 내린다”고 말했다. 이밖에 몸의 열을 내린다고 알려진 무, 알로에, 오이, 메밀국수, 녹차를 자주 먹는 것도 도움된다. 이 교수는 “인삼차나 홍삼차, 쌍화차, 대추차, 생강차 등은 더운 성질의 음료로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안면홍조, 치료하지 않으면?
안면홍조는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려울 뿐 아니라, 피부가 두꺼워지고 울퉁불퉁하게 솟아오르는 피부 변형을 유발한다. 피부에 염증이 생기면서 고름이 차기도 하고, 부종이 생길 수도 있다. 모공이 확장되면서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변하기도 한다. 대인관계도 문제를 유발한다.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이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안면홍조를 진단받은 환자 2949명을 조사한 결과, 67%는 안면홍조 때문에 대인관계나 대외활 동에 어려움을 겪었고, 68%는 술에 취해 있다고 오해받은 적이 있고, 66%는 주변 사람들에게 놀림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