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우울증 떨치려 마셨는데 술 깨면 더 우울… 음주 '악순환'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알코올의존증과 정신질환

일시적 기분 전환… 술 더 찾게 돼
불면증, 술 먹고 자면 수면 질 저하
복합 질환 동시에 상담·약물치료
가상현실체험, 금주 의지 강화시켜

알코올의존증은 '혼술' 습관으로도 생기지만, 불면증·우울증 등 정신질환이 원인이 돼 생기기도 한다. 중앙대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 교수는 "우울증 등에 가려져 알코올의존증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알코올의존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술먹는 습관을 잘 살피고 필요하다면 함께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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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의존증은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가려져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알코올의존증과 정신질환이 같이 있는 경우, 상담·약물 치료와 가상현실기기 등을 이용해 두 질환을 함께 치료해야 한다. 한 환자가 가상현실기기를 이용해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알코올의존증,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련

한덕현 교수는 "알코올의존증은 정신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면서도 병원을 가지 않아 올바른 진단·치료를 받지 못할 때, 자가진단을 통한 해결책으로 찾기 쉬운게 술"이라고 말했다. 삼육대 보건관리학과 천성수 교수(대한보건협회 이사)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알코올의존증으로 발전할 위험이 훨씬 높다"며 "우울증의 경우 알코올의존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환자의 40~60%"라고 말했다.

알코올의존증과 정신질환이 같이 있으면 서로 악영향을 미친다. 불면증이 있어 알코올의존증이 생겼는데, 알코올 때문에 오히려 잠을 제대로 못 자 불면증이 악화되고, 악화된만큼 술을 더 마셔 알코올의존증이 심해지는 게 대표적인 예다. 심한 알코올의존증은 치매·운동장애는 물론 사망까지 초래한다.

◇불면증·공황장애·우울증 환자 특히 위험

알코올의존증을 같이 동반하기 쉬운 대표적인 정신질환은 불면증·공황장애·우울증이다. 이런 질환은 왜 알코올의존증을 잘 유발하는지 알아보자.


▷불면증=불면증 환자가 술에 의존하는 경우는 흔하다. 알코올은 잠이 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빠르게 해, 술을 마셨을 때 잠이 잘 온다고 착각하기 쉬워서다. 그러나 알코올은 사실 수면을 방해한다. 뇌에 작용하면 호흡 기능을 떨어뜨려,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한다. 또한 알코올이 작용하는 뇌의 신경수용체와 수면·이완에 관련된 신경수용체는 동일하다. 그런데 술을 많이 마시면 신경수용체가 예민해져 잠이 잘 오지 않는다. 술을 마신 당시는 잠에 빨리 빠지지만, 수면의 질이 낮아지거나 잠이 잘 오지 않아 새벽에 깨는 일이 많아진다. 불면증을 심하게 만드는 것이다. 불면증이 심해진 환자는 술을 더 마시면 잘 수 있다고 착각해 술을 마시는 양이나 빈도를 늘리는데, 여기서 알코올의존증이 잘 생긴다.

▷공황장애=공황장애는 불안증의 일종이다. 갑자기 죽을 것 같다는 불안함을 느끼거나,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고 숨을 제대로 쉬고 있는데도 호흡이 어렵다고 느낀다. 이때 심리적 안정을 찾으려 술을 1~2잔 마시는 사람이 있다. 알코올이 뇌신경에 들어가면 세로토닌·엔도르핀·도파민이 나와 일시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고 신체가 이완된다. 이러한 증상을 경험한 공황장애 환자는 '술을 마시면 괜찮아진다'고 착각해 자꾸만 술을 찾게 되고, 중독으로 발전하게 된다. 그러나 알코올의 효과가 떨어지면 이완·불안을 담당하는 신경수용체가 과활성화되면서 불안감 같은 공황장애 증상이 더 심해진다.

▷우울증=
한덕현 교수는 "우울증 환자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을 우울한 감정에서 끄집어 내려고 하는데, 잘못된 방법 중 하나가 음주"라고 말했다. 뇌는 술을 마셨을 때 세로토닌·엔도르핀·도파민이 나왔던 '기분 좋은 느낌'을 기억한다. 우울증이 있으면 도파민 같이 기분이 좋아지는 신경전달물질 양이 적게 분비되는 상태라, 무의식적으로 술을 더 찾게 된다. 천성수 교수는 "알코올에 길들여지면 뇌에서 원래 분비되는 도파민 양이 줄어들고, 알코올 공급이 안 될 때 아드레날린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한다"며 "이렇게 되면 우울감이 평소보다 심하게 나타나 술을 자꾸만 마시고, 중독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말했다.

◇명상보다 몸 움직이는 게 효과적

정신질환과 알코올의존증은 함께 치료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복합된 질환에 대한 상담·약물치료를 실시한다. 금주(禁酒)가 잘 안 되는 환자는 가상현실기기로 치료받기도 한다. 알코올에 의존했을 때 일어나는 각종 일(사망 등)을 간접적으로 체험시켜 경각심을 주는 것이다. 취미활동도 도움이 된다. 명상같이 머리를 쓰는 일보다, 운동·춤 등 몸 쓰는 일이 유리하다. 땀이 살짝 나고 숨이 차는 강도의 육체활동을 하면 알코올을 마셨을 때 처럼 도파민이 분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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