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Y FOOD MAP
사무실이 빼곡하게 들어찬 서울의 역삼동은 광화문, 여의도 못지않게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는 곳이다. 빌딩 숲 사이 자리 잡은 수많은 음식점 중 직장인들에게 건강한 한 끼를 선사하는 곳은 어디일까. ‘건강’을 키워드로 역삼동 레스토랑을 찾아냈다.
계절미각_ 재료가 가진 건강함을 지켜내는 곳
간이 너무 세면 재료 본연의 맛을 덮어버릴 수 있다. ‘계절미각’에서는 모든 요리에 소금 양은 최대한 적게, 조미료는 쓰지 않고, 소스는 직접 만드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미국 뉴욕의 요리학교ICC(International Culinary Center)를 나온 ‘계절미각’의 양승식 대표는 “요리를 공부하면서 재료 맛을 살리는 것이 중요함을 배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토마토소스 같은 경우 공산품을 쓰지 않고, 토마토를 사다 허브 등을 넣고 세 시간 가량 걸쭉하게 끓여낸다. 또한 음식을 미리 만들어놓지 않고, 주문 즉시 조리해 갓 만든 음식을 내놓는다.
인기 메뉴는 푸아그라 트러플 버섯 소스와 닭다리다. 고기 특유의 맛을 잘 살리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을 내기 위해서 수비드 공법(진공 포장한 상태에서 저온 가열해 조리하는 방법)을 썼다. 닭고기 위에 끼얹는 소스는 양 대표가 직접 개발한 것으로, 푸아그라와 트러플 버섯을 섞어 만들었다.
메뉴: 푸아그라 트러플 버섯 소스와 닭다리(4만6000원), 스테이크 샐러드(2만8000원)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2시, 오후 6시~새벽 1시 / 토요일 오후
6시~새벽 1시 /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13길 18 우진빌딩 1층
할스_ 식전 빵부터 소스까지 직접 만든다
한식을 제외한 다국적 음식을 건강하게 조리해내는 레스토랑 ‘할스’에서는 이탤리언, 프렌치, 폴란드 등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캐나다에서 오랫동안 살다온 할스의 이학수 실장이 매일같이 공들여 준비하는 대표 음식은 식전 빵으로 내놓는 치아바타(통밀가루, 맥아, 물, 소금 등으로 만든 이탈리아식 빵)이다. 한국인에겐 밥이 주식이라면 서양인들에겐 빵이 주식이다. 주식을 제대로 만들 줄 알아야 한다는 철칙 아래, 독일에서 들여온 커다란 오븐에서 매일 치아바타 빵을 구워낸다. 빵에 쓰이는 재료도 꼼꼼히 체크한다. 다른 첨가제는 넣지 않고, 반죽을 24시간 동안 숙성 발효시켜서 만들어낸다. 이런 정성을 알아서일까, 빵을 따로 사러 오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한다.
메뉴에 들어가는 재료도 신경 쓴다. 해물 식재료가 들어가는 메뉴가 많아, 아예 주방 안에 수족관을 뒀다. 생물 가리비, 모시조개를 써서 만든 파스타에는 신선한 맛이 살아있다. 동유럽 폴란드 전통음식인 캐비지롤을 만들 때는 소스까지 할스에서 직접 만든다. 양배추 안에 밥과 고기를 섞어서 감싼 후 한번 찌고, 오래 끓여낸 토마토소스를 끼얹어 내놓는다.
메뉴: 가리비 시푸드 파스타(1만7000원), 캐비지롤(1만8000원)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3시, 오후 6시~새벽 2시 / 토·일요일 오후 6시~새벽 2시
주소: 서울시 강남구 언주로93길 32-8
청순시대_ 위생적으로 발효한 청국장 만드는 곳
청국장 파는 음식점이라면 특유의 장 냄새가 코를 찌를 것 같지만, 이 곳은 그렇지 않다. ‘청순시대’는 발효만 전문으로 하는 ‘효소원’에서 건강하게 만들어낸 청국장을 사용한다. 청국장 발효는 경기도 화성시 서신면에 있는 제조공장에서 이루어진다. 무균실에서 균을 콩에 접종해 발효시키는 개량식 방법을 써서 청국장을 만든다. ‘효소원’의 이영혜 이사는 “발효과정에서 다른 잡균이 들어갈 우려가 없어서 위생적이다”라고 말했다.
청순시대에 오면 일반 청국장뿐만 아니라 검정콩, 렌틸콩, 병아리콩 등으로 만든 청국장이 마련돼 있다. 검은콩 청국장은 냄새가 강하지 않고, 콩이 부드럽게 씹힌다. 청국장 냄새 때문에 잘 먹지 못하는 이들도 먹기 좋다. 병아리콩의 단맛을 그대로 담은 병아리콩 청국장은 감칠맛이 더 풍부하다.
메뉴: 청국장(6000원), 병아리콩 청국장(7500원), 검은콩 청국장(8000원)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10시, 토요일 오전 11시30분~오후 9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강남대로78길 27 2층
오키포키_ 참치 샐러드, 건강한 한국식으로 재해석하다
신선한 생선회를 깍둑썰기해서 각종 채소와 직접 만든 특제 소스로 건강하게 한 끼 식사를 만들어낸다. 리츠칼튼호텔에서 10년 넘게 일한 ‘오키포키’ 손재웅 총괄셰프는 미국여행 중 우연히 ‘아히 포케(Ahi Poke)’라는 음식을 접했다. 이는 하와이 전통음식 중 하나로 참치 샐러드이다. 참치만 넣고 만들어서 다소 느끼하다고 여긴 그는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끔 변형해 새로운 음식을 개발했다. 생선 종류를 늘리고, 현미와 백미를 섞어 고슬고슬하게 지은 밥과 신선한 채소를 넣고, 소스는 직접 만든 것으로 낸다.
오키포키의 단골 메뉴는 ‘멍게왜우니’와 ‘미소가득갈릭’이다. 멍게왜우니는 멍게, 성게알, 참치, 꽃돔이 들어가며 직접 만든 고노와다(해삼 창자로 만든 젓갈) 소스가 가미됐다. 향긋한 바다 향과 멍게의 쌉싸래한 맛이 잘 어우러진다. 미소가득갈릭에는 광어, 꽃돔, 연어, 참치, 게살 등이 올라가고, 마늘과 미소된장을 갈아 만든 소스를 얹는다. 기존에 구성돼 있는 메뉴 외에 자신이 재료와 소스를 골라 직접 만들어내서 먹을 수도 있다. 생선 종류 9가지 중 5가지를, 소스 4가지 중에서 1가지를 선택하면 된다.
메뉴 : 멍게왜우니(1만6000원), 미소가득갈릭(1만1500원)
영업시간 :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 오후 5~11시 / 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10시
주소 :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205 역삼빌딩 1, 2층
봉된장_ MSG 대신 산청 콩으로 담근 장으로 맛낸다
먹을 때 깔끔하고 부담이 없어, 집밥이 생각나게 하는 곳. ‘봉된장’에서는 MSG 등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음식을 만든다. 봉된장의 김봉기 대표는 “MSG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너무 많이 쓰면 재료 본래의 맛을 잃어버리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미료 대신 집에서 정성껏 담근 장으로 간을 한다. 경상남도 산청에서 나는 콩으로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담그는 된장과 고추장을 사용한다. 재래식으로 담근 된장을 넣고 끓인 찌개에는 맑은 국물이 우러나며 구수한 맛이 난다.
봉된장 주 메뉴의 가격은 전부 7500원으로 통일했지만, 고를 수 있는 메뉴는 다양하다. 밥은 열무비빔밥과 무청시래기밥 중에 선택할 수 있으며, 된장찌개는 우렁된장과 바지락된장 중에 고를 수 있다. 어떤 메뉴를 시키더라도 잘 구운 돼지고기 삼겹살이 찬으로 나온다. 추가 메뉴가 있으면 좋겠다는 저녁 손님들의 기대에 부응해 10월부터 사이드 메뉴를 시작했다. 국내산 더덕구이와 된장 닭볶음 두 가지다.
메뉴: 7500원
영업시간: 오전 11시~오후 9시30분
주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10길 25
비스트로봉_ 건강한 모던 한식을 연구한다
건강한 식재료로 한식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음식을 만드는 곳. ‘비스트로봉’은 한식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음식을 연구한다. 최근 새로 개발된 메뉴로는 송어회무침과 탕평채 샐러드가 있다. 식전에 입맛을 돋우기에 좋은 송어회무침은 된장을 소스로 해서 만든 상큼한 샐러드이다. 제철인 송어를 큐브 형태로 썰어넣고, 싱싱한 해초를 곁들였다. 탕평채 샐러드는 전통적인 탕평채와 들어가는 재료는 비슷하지만 형태는 다르다. 가느다랗게 채썰지 않고, 한입 크기로 재료를 손질해 좀더 먹기 편하게 만들었다. 또한 건강을 생각해 염분을 줄이고자 조미가 짠 김 대신 감태를 넣었다.
비스트로봉에서 음식을 만들 때 항상 고려하는 점은 ‘제철’이다. 계절감을 살린 식재료를 사용하려 노력한다. 봄·여름, 가을·겨울 두 번으로 나눠서 재료를 달리 쓴다. 메뉴는 같지만 들어가는 식재료를 조금씩 바꿔주는 형태다. 가을·겨울에는 굴과 과메기 등을 주로 활용해 음식을 선보인다.
메뉴: 송어회무침(2만8000원), 탕평채샐러드(2만원)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후 6시~오후 11시, 토 오후 5~10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94길 25-3
티마하우스_ 정성으로 빚은 건강발효음료와 수비드 샐러드
티마(Tima)는 ‘Time’의 옛말이다. 발효전문카페 ‘티마하우스’는 발효처럼 음식에 정성의 시간을 들이겠다는 약속을 담아 ‘티마’라는 이름을 붙였다. 티마하우스의 대표 메뉴는 발효음료이다. 전남 나주에 있는 공장에서 40여 가지의 식물을 각각 따로 1년간 발효시키고, 2년간 숙성시켜서 발효원액 ‘티마1095’를 만들어낸다. 티마하우스 이명진 대표는 “발효원액을 물에 타 마시면 몸 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티마하우스에서는 발효음료뿐 아니라 건강한 식단도 맛볼 수 있다. 특히 오랜 시간 공들여 만드는 수비드 샐러드를 놓치기엔 아깝다. 수비드는 밀폐된 상태의 음식물을 저온의 물로 오랫동안 데워 익히는 조리법이다. 가열로 잃을 수 있는 재료 본연의 맛과 수분, 영양소를 보전하기 위해서 사용된다. 브로콜리는 40분, 도라지와 연근은 4시간, 닭가슴살은 5시간 등 재료마다 익는 시간이 다르다. 이를 전부 맞추기 위해 각각 따로 조리해서 만들어낸다. 음식과 차를 한꺼번에 맛볼 수 있는 ‘혼자티마’도 인기다. 발효효소 음료 한 잔과 샐러드 3종 샘플러(뿌리채소, 치킨, 연어)로 구성돼 있다. 꼭 혼자 왔을 때만 주문할 수 있다니 참고할 것.
메뉴: 혼자티마(1만9000원), 티마1095(1잔 6500원)
영업시간: 월~금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 토요일 오후 2~9시, 일요일 휴무
주소: 서울시 강남구 논현로97길 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