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 셔터스톡

자연분만은 출혈이 적고 회복이 빨라 산모 건강에 이롭다. 또한 아이 건강에도 도움이 된다. 고대안산병원 산부인과 김해중 교수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아이는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이에 비해 면역력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발표되면서, 의사들 사이에서 정설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연분만이 아이의 면역력을 높이는 이유는 여럿인데, 그중 산모의 세균을 전해받는 게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김 교수는 “아이가 산모의 질을 통해 이동하면서 질에 있는 락토바실라이 같은 유익균을 입으로 삼키거나 피부로 흡수한다”며 “이 균은 아이의 위장관으로 들어와 나쁜 균과 싸우는 면역체계를 형성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네이처 메디슨>에 실린 미국 뉴욕대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뉴욕대 연구진은 제왕절개로 태어난 17쌍의 아이에게 산모 산도의 분비물이 묻은 거즈를 몸 전체에 발랐다. 그 결과, 아이들의 장내 미생물 환경이 자연분만한 아이들과 거의 비슷해졌다.

산모가 느끼는 진통도 연관 있다. 진통이 왔을 때 바로 제왕절개를 하는 것보다, 이를 오래 참으면서 자연분만하는 게 아이의 면역력을 높인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이시원 교수는 “산모가 진통을 하면 코르티솔이라는 스트레스호르몬이 분비된다”며 “코르티솔은 몸의 면역체계를 활성시키는 인터루킨·인터페론 등의 물질을 분비시키는데, 이는 아이 몸에도 전달돼 아이 면역력을 높인다”고 말했다. 코르티솔은 아이의 폐가 성숙하는 데 도움을 줘 호흡 기능을 높이고, 이로 인한 건강 효과도 보게한다.

단,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거나, 헤르페스에 감염된 산모는 자연분만보다 제왕절개가 권고된다. 유해 바이러스나 세균이 아이에게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천성면역결핍증의 경우 바이러스가 산모에게 많지 않다면 자연분만이 가능할 때도 있으니 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 받아 보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