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류마티스관절염, 혈액검사만으론 오진 가능성 높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11/09 09:07
퇴행성관절염과 헷갈리기 쉬워… 6주 이상 통증·염증 유무 살펴야
전문의에게 진료 받아야 정확
김씨처럼 류마티스관절염이 아닌데도, 류마티스관절염으로 진단받는 사례가 적지 않다. 성빈센트병원 류마티스내과 박경수 교수는 "대학병원 류마티스내과에서 처음 진료를 받은 환자의 4분의 1만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는다"며 "류마티스관절염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류마티스관절염이 과잉진단 되는 경우가 꽤 있다"고 말했다.
◇혈액검사 결과만 신뢰하면 안돼
과잉진단이 이뤄지는 이유는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이 간단치 않기 때문이다. 류마티스관절염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4가지 항목을 봐야 한다. ▲증상(특정 관절에만 아침에 강직·통증·부기가 6주 이상 나타남) ▲혈액검사(류마티스인자, 항CCP항체 양성) ▲혈액 속 염증지표물질(CRP 등 수치 상승) ▲영상검사(초음파 등으로 관절 활막에 염증 유무 확인) 결과의 종합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오진으로 약 복용하면 각종 질병 발생
현재 류마티스내과 분과 전문의가 적어 류마티스 질환만 전문적으로 보는 동네의원 의사가 적은 것도 한계이다. 최근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전국 19개 대학병원 류마티스관절염 환자 112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3.3%는 류마티스내과 방문 전 다른 진료과를 방문했다.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잘못 받아서 필요없이 항류마티스약물 등을 먹으면 면역력이 저하돼 각종 병원균의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독감과 폐렴은 물론이고, B형간염 보균자는 바이러스가 증식해 간염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나라는 잠복 결핵 환자가 30% 가까이 되는데, 항류마티스약물로 면역력이 저하되면 결핵균이 활성화가 될 수 있다.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성환 교수는 "동네의원이나 타 진료과에서 류마티스관절염 진단을 받았다면 류마티스 전문 의사에게 다시 한 번 확진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류마티스관절염과 헷갈리는 질환
▷갱년기 관절증=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인대·힘줄에 탄력이 떨어져 아침에 손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조금만 움직이면 좋아진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 일어나서 1~2시간이 지나야 좋아진다.
▷방아쇠 수지=방아쇠 수지(손가락 근육을 감싸고 있는 막에 퇴행성 변화가 생겨 손가락이 방아쇠를 당기는 듯한 모양으로 구부러지는 현상)는 손가락 한 개만 아픈 경우가 많지만, 류마티스관절염은 모든 손가락이 아프고 붓는다.
☞류마티스관절염
면역세포들이 비정상적으로 변해 정상 조직인 관절 활막(관절을 싸고 있는 얇은 막인)을 공격, 만성 염증이 생기는 자가면역질환. 활막 염증이 계속되면 1~2년 내 연골·뼈도 손상되므로 조기 치료를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