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액과 건강

음식물 섭취가 힘들거나 입원 후에 수액을 맞는다. 하지만 수액은 겉보기엔 같아도 어떤 영양소가 있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그렇다면 나의 상태에 맞는 수액은 어떤 것이 있을까?
피로에 지쳤거나 병원에 입원했을 때 누구나 한번쯤 수액주사를 맞은 경험이 있다. 수액주사는 환자의 수액 균형과 유지, 전해질 불균형 예방과 치료, 영양 공급을 위해 사용된다. 수액은 수분·나트륨 같은 전해질, 탄수화물 등 영양성분을 혈액에 직접 주입하기 때문에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보다 빨리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물을 섭취하기 힘들거나 몸안에 전해질이나 수분이 부족할 때 수액주사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건강을 위해선 정상적인 수분 공급과 전해질이 필요하다. 매일 체중 1kg 당 30mL의 수분이 있어야 하고, 전해질의 경우 염화나트륨 6~9g과 염화칼륨 4.5~6g이 필요하다. 이 같은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이 망가졌을 때에는 수액주사가 신속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수액은 크게 기초, 영양, 특수로 나눌 수 있다. 기초수액은 수분, 전해질 등을 보급하는 기능을 한다. 영양수액은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환자에게 아미노산, 지질, 단백질, 비타민 등의 영양소를 공급한다. 특수수액은 뇌출혈 환자의 뇌 속 혈액 배출을 돕거나 수술 시 출혈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일정한 혈액 양을 유지시키는 등 특수상황에 쓰는 수액이다. 따라서 자신의 건강상태와 적합한 수액을 맞아야 한다. 다음은 수액 종류와 함께 어떤 상황에서 무슨 수액을 맞는 것이 좋은지 알아봤다.
피로할 때는 포도당수액, 장기간 사용 좋지 않아
우리 몸의 70%는 수분으로 되어있어 수분 공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수분이 부족해 전해질 균형이 깨지면 호흡, 심장박동 등 필수 기능이 망가진다. 이때 혈액 중 녹아 있는 여러 물질과 비슷한 상태로 만든 수액이 쓰이는데 보통 포도당수액이 사용된다. 따라서 입맛이 없거나 식사량이 줄면 포도당수액을 맞으면 된다. 하지만 5일 이상 음식을 못 먹어 살이 빠지고 기력이 떨어진 경우라면 포도당수액은 적합하지 않다.
포도당은 에너지만 공급하기 때문에 기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포도당수액은 단시간에 부족한 영양을 공급받고, 숙취해소 등에 쓰인다. 또 포도당수액은 퇴원 후 2~3일간 입으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을 때 맞으면 좋다. 장기간 음식물 섭취가 힘들다면 단백질수액이나 다른 수액이 도움되지만 단기간이라면 포도당수액으로 충분하다. 하지만 수액에 장기간 의존하면 위장관 기능 저하로 소화기능이 약화되고, 필수적인 미네랄 섭취량이 떨어져 건강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
장기간 영양부족 상태면 영양수액
포도당수액보다 좀더 많은 영양소 공급이 필요하다면 단백질수액이나 지방수액을 쓴다. 두 가지 수액은 근력유지와 세포재생을 위한 단백질·지방뿐 아니라 다른 영양소까지 포함돼 있다. 보통 5일 이상의 장기간 영양 상태 부족할 때 맞게 된다. 고열량이기 때문에 중증 고지혈증, 간기능부전, 당뇨병, 신부전 등을 앓으면 피해야 한다. 영양수액은 탄수화물과 단백질, 지방이 적절한 비율로 섞여 있는 수액이다. ‘3-챔버’가 대표적이며 저영양 상태, 수술 전후, 저단백혈증 등 다양한 상황에서 쓸 수 있다. 3-챔버수액은 3종의 수액을 각각의 구역(Chamber)으로 나눠 사용 직전 섞어 쓰게 된다. 수액을 처음부터 섞어놓지 않는 것은 보관기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자신 상태 정확히 알려 맞는 수액 찾아야
수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의사와 자세한 상담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전날 음주 여부나 최근 식욕 등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설명해야 적절한 수액을 맞을 수 있다. 보통 기운이 없고 피곤한 중장년층의 경우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는 포도당수액을 많이 처방받는다. 포도당은 음식물을 통해 몸안에 흡수되려면 시간이 걸리는데, 포도당수액은 1분 내 몸안에 공급된다. 포도당수액은 수액 중 가장 많이 쓰이지만 고용량 투여 시에는 고혈당증이나 당뇨가 발생할 수 있다. 당뇨 예방을 위해선 인슐린을 함께 투여하면 된다.
퇴원 후 2~3일간 입으로 음식물을 먹지 못하는 환자나 심한 입덧으로 물조차 마시지 못하는 임신부의 경우도 포도당수액이 적합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하면 탈수로 인해 의식이 흐려질 수 있다. 전해질이 부족해도 인체 내 전기 신호로 움직이는 심장, 뇌 등의 움직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빨리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포도당을 즉시 공급할 수 있는 포도당수액을 사용해야 한다.
과음으로 인해 식사가 불가능하고 숙취해소가 필요할 때도 포도당수액은 도움이 된다.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수분과 함께 포도당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영양 공급이 5일 이상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포도당수액으로 불충분하다면 3-챔버수액 등 영양수액을 고려해야 한다. 이는 포도당 외에 탄수화물 30~60%, 단백질 10%, 지방 30~60%의 3대 영양소가 적절하게 배합돼 있다.
심장 기능 약하거나 당뇨병 환자 과도한 수액 주의
수액주사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잘못 썼을 때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먼저 신장이 좋지 않은데 과도하게 수액을 맞으면 몸안에 수분이 갑작스럽게 늘어나기 때문에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수액을 맞으면 화장실을 자주 가는 것도 몸안에 수분이 늘어서다. 또 심장 기능이 약한 경우 수액으로 인해 혈관 용적이 넓어져 심혈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농도 포도당수액은 위험할 수 있다.
따라서 수액을 맞을 때는 심장과 신장에 이상이 없는지 알아보는 것이 안전하게 수액을 맞는 방법이다. 기본적으로 수액은 수술 후나, 음식물 섭취가 어렵다든지 건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쓴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은 수액이 필요하지 않다. 피로회복을 위해선 수액을 찾기보다는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많이 마시고 고른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