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으로 퍼진 '지진' 공포

지난 12일 경주일대 지진 발생 이후 400회 이상 여진이 지속되고 있다. 각종 언론 매체에서는 이와 관련해 지진이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상황 등을 연일 보도하고, SNS 등에서는 '특정한 날에 큰 지진이 발생할 예정이다'라는 식의 유언비어가 퍼지면서 전 국민의 지진에 대한 공포심이 날로 커지고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전국민이 공포심에 휩싸인 상태에서 특히 소아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대한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의 도움말로 지진으로 공포나 트라우마를 겪는 소아청소년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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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이후 아이가 공포감으로 이상 증상을 장기간 보인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사진=헬스조선 DB

◇공포심, 말 아닌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 많아
아이들은 마음이 불안하거나 무서울 때, 감정을 말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공포심을 표출하는 것일 수 있으므로 눈여겨봐야한다. 아이들이 공포감을 느끼고 있을 때 주로 하는 행동으로는 ▲특별히 다치거나 아픈 것이 아닌데 머리나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한다 ▲산만해지고 활동량이 많아진다 ▲지진에 집착하고 계속 지진에 대한 이야기나 놀이를 한다 ▲혼자 있지 못하고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한다 ▲소변가리기 등 예전에 잘 하던 행동이 일시적으로 퇴행한다 등이 있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이러한 행동은 아이가 도움이 필요하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혼내거나 윽박지르지 말고 아이의 정서 상태를 알아차리고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칙적인 생활 하고, 뉴스 노출 삼가야
아이들이 지진에 대한 공포심을 겪고 있다면 매일 같은 시간 일어나고 밥을 먹는 등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험하지 않다면 학교나 학원도 평소처럼 다니는 것이 좋다. 특히 불안해하는 아이일수록 잠자리에 들 때 평소와 같은 패턴을 유지해야 안정적인 수면을 취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지진이나 그 여파에 대한 뉴스를 너무 많이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최근 인터넷, TV, 신문, 라디오 등을 통해 지진 관련 뉴스가 지속적으로 보도되는데, 이는 아이의 불안감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재난 초기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나 유언비어가 퍼지는 경우가 많은데, 아이들은 정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불필요하게 큰 두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지진과 관련된 정확한 내용에만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상 행동 수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 찾아야
아이가 지진 이후 평소와 다른 행동을 수주 이상 지속한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겠지'라는 생각으로 방치하면 오히려 문제가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자연재해를 통해 이전에 심리적 어려움을 경험했거나, 가까운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는 경우, 평소 불안에 예민한 자녀의 경우 더 주의깊게 살피고 초기에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