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찬바람 불면 '장염 바이러스' 기승… 腸·호흡기 공격한다
이보람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9/07 05:00
[H story] 바이러스성 장염
年 환자 56만명, 9월부터 증가
해산물·식수 통해 주로 감염돼 오한·발열·구토… 감기로 오해도
장염은 병원균에 감염돼 소장·대장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한다. 장염은 세균에 감염돼 나타나는 세균성 장염과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장염으로 나뉜다. 노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장아데노바이러스 등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장염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9~10월에 증가해 이듬해 1~2월 초까지 많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3월 중순부터 줄어든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가을·겨울에 번식하기 쉽다"고 말했다. 세균성 장염은 주로 대장균, 살모넬라균, 포도상구균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여름철 높은 기온과 습도로 인해 세균의 증식이 활발해지면서 발생한다. 콜레라는 대표적인 세균성 장염이다.
◇바이러스 묻은 해산물·식기 통해 감염
바이러스성 장염은 사람의 대변·구토물에서 나온 바이러스가 바닷물·토양에 있다가 식재료를 오염시키거나, 감염된 사람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해 전염된다. 특히 노로바이러스는 해산물에 잘 증식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로타바이러스는 기저귀를 간 침대나 아이들 장난감 등이 주요 감염 전파 경로이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대부분 생존력과 전파력이 강하다. 이는 감기 바이러스와 비슷한 측면이 커서'장(腸)에 발생하는 감기'라고 불린다. 그래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걸리기 쉽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천재희 교수는 "세균성 장염은 장에만 생겨서 설사만 일으키지만, 바이러스성 장염은 장뿐만 아니라 다른 장기에도 쉽게 달라붙어 염증 반응을 일으켜 오한·발열·구토 같은 증상이 나타나 감기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상태에서 항생제 성분이 든 감기약이나 소염진통제를 먹으면 오히려 장에 사는 좋은 균이 죽으면서, 장염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엔 감기 증상, 심해지면 日10회 설사
바이러스성 장염은 감염 후 1~2일 차에는 입술이 마르고 기운이 없는 등 몸살 감기 증상이 특징이다. 설사가 시작된 후에도 발열과 복통, 구토 증상이 동반된다. 하루 10회 내외의 설사 횟수를 보인다. 설사 형태에 별다른 특징은 없다. 그러나 세균성 장염은 주로 설사에 혈액이 묻어 나온다. 콜레라는 쌀뜨물 같은 흰색 설사를 한다. 바이러스성 장염을 예방하는 첫 번째 수칙은 개인 위생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다. 특히 손 씻기가 중요하고 음식은 익혀 먹는다. 임의로 지사제를 먹지 않아야 한다. 장내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탈수되지 않도록 끓인 물로 수분 보충을 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장염
바이러스성 장염은 노로, 로타, 장아데노, 사포, 아스트로바이러스 등 5가지 바이러스에 감염돼 발생하는 장 질환이다. 호흡기로 들어와 두통·발열 증상을 일으킨 후에 장으로 내려와서 설사 증상을 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