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3. 의원·병원·종합병원의 항생제 사용 현황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주로 찾는 동네 병·의원이나 종합병원의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은 평균 2등급 후반에서 3등급 초반 수준이다. 급성상기도감염 환자 100%에게 항생제를 처방한 의료기관은 모두 7곳으로 모두 의원급이다. 설명을 듣기 위해 취재를 시도했지만 “답변이 어렵다” “답변하기 싫다” 등 거부 반응을 보였다. 전화를 받지 않는 곳도 있었다.

감기라 항생제를 쓰지 않았는데, 폐렴 등 2차 감염으로 발전하면 곤란해지는 게 사실이다.그러다보니 항생제를 보험처럼 처방하고 요구하는 의사·환자도 있다. 감기라고 했을 때 항생제가 포함된 처방을 일괄적으로 내는 병원도 있다. 이재갑 교수는 “감기에 항생제 처방 률이 100%인 병원이 있다는 건 문제”라며 “이런 병원은 오래전부터 써온 감기에 쓰는 항생제를 포함한 처방전이 있고, 감기 환자가 오면 기계적으로 예전부터 써온 처방전을 그냥 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전혀 처방하지 않는 의료기관도 있다. 항생제 처방률 0%인 의료기관은 105곳으로 서울 하나이비인후과 병원을 제외하면 모두 의원이다. 이런 의원 중 3곳을 대상으로, 급성상기도감염 환자에게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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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항생제 처방률 0% 병원 Q&A

Q1. 급성상기도감염과 항생제 처방에 대한 진료지침이 해당 병원에 따로 있는가?

Q2. 항생제를 사용해야 빨리 낫는다고 믿는 환자나, 항생제를 요구하는 환자는 없는지?

Q3. 기타 항생제 사용이나 정책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하자면?

 




Q&A 1. 신재호내과의원 신재호 원장

A1. 급성상기도감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에는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지 않다.

A2. 환자들 중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하는지 확인하는 사람도 드물게 있다. 이 경우 신뢰할 만한 설명을 해준다. 또한 병원에는 임상병리사가 근무하고 있어, 감기가 오래되는 등 합병증이 의심되면 바로 추가 검사를 시행한다. 이후 합병증이 발생해 항생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필요성을 설명한 뒤 처방한다. 단순히 심한 감기라면 충분한 휴식을 권한다.

A3. 항생제가 필요한 다른 질환의 경우, 학회에서 제시하는 권장 지침에 따라 투여한다. 즉 항생제를 무조건 자제하거나 활발히 쓰는 게 아니라, 적절히 투여하는 게 필요하다.

 

Q&A 2. 원주우리병원 노승혁 원장

A1. 진료지침은 따로 없지만, 바이러스에 의한 상기도감염인 감기에는 항생제가 치료 역할을 못 한다고 생각하고 진료한다.

A2. 항생제 처방을 원하는 환자는 많이 없다. 오히려 ‘감기주사’로 알려진 진통소염제 주사나, 비타민C 주사를 원하는 환자가 많다. 비타민C 주사는 잘 권하지 않는다. 비타민C의 감기 치료 효과는 유럽 호흡기학회의 바이러스성 상기도감염 권고안에서도 회의적으로 본다. 진통소염제 주사는 두통이나 해열 등에 빠르게 작용해 증상 완화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

A3. 바이러스에 의한 단순 감기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 없다. 항생제가 증상을 완화하거나 질병 기간을 단축시키지도 못하고, 부작용이나 내성균주 증가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감기 합병증으로 세균감염이 발생하면 즉시 항생제 치료를 시작해야 하며 환자의 진단명도 바뀌어야 한다. 급성부비동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 외에 외래에서 항생제를 고려하는 경우는 편도선염, 하부기도감염, 감염성설사, 종기 등 피부질환, 2도 이상의 화상 등이다.

항생제 남용은 많은 문제를 야기하지만, 항생제를 무조건 멀리해서는 안 된다.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 간이식이나 신장이식 등을 겪은 환자, 동종골수이식을 받은 혈액암 환자, 만성신부전 환자 및 투석 환자, 류마티스관절염이나 강직성척추염 등으로 새로운 면역억제제 치료를 받는 환자, 에이즈 환자, 80세 이상이면서 만성질환에 노출된 환자 등은 항생제 치료를 선제적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또한 항생제 내성균주 출현은 감기 환자에게서 사용하는 경우보다, 중환자실에서 수개월~수년간 항생제를 사용하며 연명 치료를 받는 환자의 경우가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항생제 사용 억제 정책은 의료예산 지출억제 정책이 아닌, 국민건강을 위한 균형 있는 사용 가이드라인이 되어야 한다.

 

Q&A 3. 임현성내과의원 l 임현성 원장

A1. 소아감염학회에서 제시한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진료지침’을 기준으로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항생제를 처방한다.

A2. 우리나라가 항생제 사용률·내성률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불필요한 항생제 처방에 민감해하는 환자가 많아지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일부 환자들은 항생제를 복용해야 빨리 낫는다는 생각을 하는데, 이때는 진료 시 항생제 처방 원칙을 설명해준다.

A3. 항생제 내성균 증가는 개인적 문제를 넘어, 국가적 재앙으로 다가올 가능성도 있다.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감기에 항생제가 도움된다고 생각하거나, 반드시 복용해야 하는 경우인데 복용을 중단해 내성을 키우는 등 미흡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에서는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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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4. 항생제 사용에 대한 현명한 자세

대다수의 의료 전문가는 감기에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항생제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있다. 2차 세균감염이 일어났을 때다. 감기라면 처음부터 항생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이재갑 교수는 “보통의 감기는 3~4일 안에 열이 내리면서 증상이 좋아지지만, 2차 감염(합병증)이 있다면 4일이 지나도 증상이 점점 악화된다”며 “이때 합병증임을 확인하고, 맞다면 항생제를 쓴다”고 말했다. 4일 정도가 지나도 나아지지 않는 2차 감염 증상은, 대부분 2주 넘게 지속된다. 대표적인 질환이 폐렴, 부비동염(축농증), 기관지염이다. 폐렴이 있으면 깊은 기침과 함께 누런 가래가 계속 나오고, 호흡곤란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X선 검사를 하면 폐에 염증이 보인다. 부비동염이 있으면 코 주변의 통증이 느껴지며, 고름 같은 누런 콧물이 나온다. 콧물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도 든다. 누웠을 때 기침이 심해진다. 이때는 부비동 방사선 촬영으로 염증을 확인한다. 기관지염은 폐 속의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다. 어린아이에게 많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X선 검사나 폐 기능 검사로 확인한다.

감기 증상이 2주 이상 가라앉지 않을 때는, ‘애초에 감기가 아닐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결핵은 감기로 오해하기 쉬운 질병이다. 3~4주 이상 미열이 나면서 마른기침을 하고, 체중감소·수면 중 식은땀 증상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처럼 만성호흡기질환이 있는 사람이 감기에 걸려도 감기가 오래 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원래 만성호흡기질환이 악화되면서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감기 바이러스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200여 종에 달한다. 휴식과 영양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해져, 이미 감기에 걸린 상태라도 또 다른 종류의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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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PART 5. 전국 1045개 병원·종합병원 항생제 사용 현황

2015년 하반기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병원보다 규모가 작은 의원급 의료기관의 정보는 지면 관계상 수록하지 않았다. 좀더 자세한 정보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의 ‘병원평가정보’ 약 ⇢ 항생제 항목에서 병원명을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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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 실태 & 항생제 왜 주의해야 하나? ①
전국 의료기관 항생제 사용 실태 & 항생제 왜 주의해야 하나? ②